엄마에 대한 증오심을 내려놓고 싶습니다.
고2입니다. 학업에 관련해 초등학생 때부터 엄마와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은 중학생 때까지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엄마를 대하는 마음가짐입니다. 초등학생 때는 과하게 혼나고 맞아도 그 순간이 지나면 금방 잊었습니다. 그런데 중2 정도 때부터 그런 갈등을 겪을 때마다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심각한 우울감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이니까 한 번만 이해해주자' '계속 우울하면 나만 힘들어'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엄마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가까워지고 갈등을 겪는 과정을 열댓 번은 반복한 후 중3 때 이대로는 내가 상처를 너무 받을 것 같아 거리를 두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상시에도 전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가족이라는 생각을 지웠습니다. 집에서 겉으로는 감정 표현을 완전히 절제했습니다. 고1이 되고서는 남몰래 온갖 욕들을 하고 죽었으면 좋겠다, 죽이고 싶다는 표현들을 하루에도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죄책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고요.
그런데 바로 어제, 나름 작은 갈등을 겪고 난 후 이때까지 쌓아올렸던 모든 앙금과 분노가 터진 기분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언제까지 이 증오심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함이 정말 크게 들었고요. 엄마에 대한 분노, 증오, 그리고 죽이고 싶다는 생각은 내려놓는 게 저한테도 좋다는 걸 알지만 저는 '무방비한 상태로 있으면 나중에 갈등을 겪을 때마다 상처가 커진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기에 그럴 수 없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려 하면 저는 그 복수심을 잊으면 안 된다고 제 자신을 괴롭힙니다.
엄마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 제가 편해지기 위해서 저는 이 분노를 내려놓을 줄 알고 싶습니다. 또 앞으로 제가 엄마 때문에 힘들지 않을 방법도 알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