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을 보는 것이 두렵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는 가족과 다투고 나면 꼭 저를 찾아와 혼내곤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유를 만들어서 말이죠.
아마 이것이 제가 남을 대하는 행동들이 조심스러워진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트집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박혀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저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가 나오길 마련이고, 누군가에게 실수를 한 번 한 뒤로는 그 사람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저 혼자만 실수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또한, 누군가가 저에게 잠깐만 무뚝뚝한 태도를 보이면 저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처음에는 지인들을 보는 것이 싫어졌고 그다음에는 자주 가는 장소, 이제는 거리에 걸어가는 저 사람까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피해가게 됩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 이제는 자존감도 어느 정도 되찾아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는 긴장하지 않고 여유롭고 편하게 대화가 가능합니다. 장난도 어렵지 않게 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어릴 적 인연들이 꿈속에 나와 저를 비난하는 꿈을 꾸기도 하며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