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들의 소용돌이에 갇혀, 우울과 공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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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생각들의 소용돌이에 갇혀, 우울과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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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유독, 시험과 같이 무언가 스스로 해내야하는 상황들에 직면하면 그동안 제가 들인 노력과 시간들에 비해 성과를 잘 내지 못하더라고요. 가장 큰 이유는 제 정서적인 불안 때문입니다. 매번 비슷한 시기, 가령 막판 스퍼트를 올려야하는 결정적인 순간들, 혹은 폐쇄적으로 저 혼자 공부하는 상황이 지속될 때에, 비슷한 양상으로 우울감의 정도가 증폭되면서 제 공부 페이스라든가 모든 걸 망가뜨려버려요. 제가 추측건대, 저는 혼돈형, 또는 회피성 애착관계를 갖고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상황들이 마치 트리거가 되어서 제가 항상 우울, 무망감에 잠식된다고 생각해요. 뭔가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이 갑자기 저를 덮쳐서 제가 마비가 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때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던 시점부터 이 증상이 심해졌던 것 같아요. 대체로 그냥 저 혼자 우주에서 유영하는 느낌이 들고, 과거의 부정적인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계속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럴 때면 저는 도피성으로 인터넷에서 그냥 하염없이 웹서핑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해요. 그리고 며칠 간 너무 우울해져서 공부를 못하기도 하고요. 저는 가족들에게도 큰 애착을 느끼지 못하고, 주변에서 저더러 친구가 꽤나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항상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정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하면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엄청 드는데, 저는 외로움도 심하게 타서 양가적인 감정들 사이에서 항상 길을 헤메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을 사실은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무슨 부정적인 레이더가 항상 가동하는 양 타인의 별거 아닌 것 같은 시그널에 전전긍긍하면서 저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라고 하며 제가 먼저 심리적 거리를 둬버리고요. 그래서 공부할 때도 스터디에 무척이나 들어가고 싶어하는데, 막상 들어가면 그때는 또 사람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사람만 만나면 그냥 기가 순식간에 빨리고 탈진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좋은 관계를 맺으려 처음 노력해도, 어느순간 저는 퍼주고 있고 타인에게 어느정도의 호의가 돌아오지 않으면 스스로 그냥 ***가 된 느낌에 마음의 벽을 다시 세우기도 합니다. 학창시절에는 항상 친구들 사이에서 철벽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당시 그냥 제가 원체 사람에 관심이 없는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항상 뭔가 애정을 갈구했던 것 같다는 느낌을,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중학생 고입을 준비하던 때는 제가 회장이어서 전달사항을 아이들 앞에서 전해주어야 했을 때도 갑자기 극심한 공포감과 함께 모두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서 교실에 늦게 들어간 적도 있었어요. 사람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제가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두 번, 아주 똑같은 방식으로 친한 친구들에게 버림 받은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그 친구들을 아꼈는데, 한 명은 다른 친구가 이간질한 것을 그대로 믿고 저를 은밀하게 따돌렸고, 다른 한 명은 제가 갑자기 자기보다 성적을 잘 받는다는 이유로 저한테 어느날부터 말을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 초등학교 때는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어머님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었는데, 정말 깔끔하게 무시하시더군요. 저는 대부분 어머님께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면 항상 제 잘못이라는 얘기밖에 못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도, 처음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것이, 제가 제 대인관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도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제 동생이나 어머님께 제 감정을 물어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돼서 입니다. 대개 ‘내가 이 상황에서 이런 기분인게 맞는거지?’라고 확인 받는 식이고요. 그러다가 어머님께서 또 제 문제라고 공격하시면 항상 자존감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로, 아 난 역시 사람을 잘 못 사귀는 놈이야로 자책하면서 끝나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친구가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애초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의 기억도 없고. 의지할만한 사람도 없어요. 항상 친구들이 저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저는 연락을 먼저 취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해서에요. 항상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고, 친구들과 내 취미가 같은 것도 아니라 할 말도 없는데, 내가 톡을 보낼 계기는 없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유일하게 친했던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제가 다니던 학교는 원체 입시경쟁이 너무나 치열했던 곳이었고, 제가 당시 부모님과도 계속 싸우고, 단발성으로 가출하는 등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여서, 의도치 않게 제가 상처를 주면서 안 좋게 헤어졌습니다. 제 고등학교는 특성상 반 수가 많지 않고, 특히나 제 과는 하나밖에 없어서 3년 내내 같은 친구들과 학교를 다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저는 정말 제 과에서는 마음 붙일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서 매일매일 너무 괴로웠었어요. 친구들이 그렇다고 저를 괴롭힌 것은 아니었습니다. 회장도 한 번 했었지만, 그냥 중학교 때처럼 똑같이, 모두가 저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게, 친구들이 초반에 저에게, 제 선에서는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상처주는 말도 했었고, 수행평가 과제를 허락없이 베낀다는 등 화가 나는 일들의 연속이었어서 저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그외에도 실제 저와 성향이 맞는 친구는 없었어요. 담임선생님께서도 저랑 다른 친구 a양, 두 명만 다른 애들과 결이 완전 다른 것 같다고 얘기하실 정도였고요. 고등학교 때 유일했던 친구는 다른 과 친구였습니다. 중학교 동창이었고, 우연찮게 셔틀버스에 같이 앉게 되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3 때 제 스스로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우울해서(학원에서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는 등), 제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그 어느 누구도 내 편이 없다, 위로의 말 그거 한 마디조차 해주는 사람이 없구나 하는 절망적인 심정에 그냥 아무 설명없이 그 친구와 버스에서 따로 앉아버렸습니다. 그 친구는 적잖이 당황했고, 그 뒤로 저는 그 미세한 관계의 틀어짐이 불편해서 급식실에 마주쳐도 인사를 안 하게 되면서 결정적으로 상처를 주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마음 아팠던 방식으로 똑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게 저에게는 당최 용납이 되지 않았고 자기혐오만 엄청 커졌어요. 그리고 끝에는 제가 더 이상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는 없겠다, 평생 혼자 살 운명이라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대학 오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저는 무기력하고, 열정은 온데간데 없고,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욕구도 뭣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실 지금도 왜 제가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 죽어도 딱히 삶에 미련은 없을 것 같습니다. 죽지 못해서 산다-그 말이 제게 지금 딱 맞는 것 같아요. 고시는 그냥 주변에서 해보라고 추천하여서, 그리고 어찌 됐든 제가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해서, 제 성향상 사기업 취직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봉사자가 되면 좋긴 하겠지만, 사실 절박함이나 제가 적극적으로 원해서 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인생에서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은 초등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는 정말 통제적이셨습니다. 당신도 말씀하시길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도 학업에 치여서 한 번 제대로 편히 쉬어본 적이 없다며 눈물 지으시던데, 그건 당신이 제가 쉬는 걸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조금만 놀고 있어도 항상 불호령이 떨어져서 저는 지금도 어머니께서 제가 잠시 눈 붙이고 있을 때 갑자기 들어오시거나 발소리가 들리면 흠칫흠칫 놀라곤 합니다. 일평생 놀면서 한 번도 놀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고, 항상 죄책감만 쌓여서 스트레스만 더 받곤 했습니다. 그외에 고등학교 때 어머니와 엄청나게 싸워서 제가 맞았던 일련의 길억들 외에는 좋은 기억이 없어요. 특히 아버지는 죄송하지만 제가 너무나 증오해요. 제가 항상 이성을 대할 때 부자연스러워서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원인모를 적개심이 계속 깔려있더라고요. 그런데 아마 그게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무나 가부장적이시고, 매사 아들을 원한다고 하셨었고, 제 성에 대한 비하발언도 서슴치 않으셨죠. 그리고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건 폭력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어머니 눈을 가위로 찌르려고 한 기억이 너무나 생생해요. 그 때 이후로 그 어렸을 적에도 아버지 등이 보일 때면 칼을 집어서 난도질해버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었어요. 술 마시면 매번 화를 내시거나 폭언을 하시고, 어머니를 때리기도 하셨습니다. 커서는 실제로 저는 커터칼을 들고 아버지랑 대치하기도 하고, 제 동생은 112에 신고를 하기도 했어요. 가족여행을 가면 항상 이혼얘기로 끝이 났었기에 지금도 별로 가족여행이라는 게 유쾌하지 만은 않습니다. 저는 사람과 제대로 긍적적인 소통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 부탁하는 것도 강박처럼 싫어하고, 특히나 타인민감도가 높아서 조금만 누군가가 저를 비판해도 그게 힐난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엄청난 모욕감을 느낍니다. 이상하게 제 결과물에 대해 이성적으로 논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데, 제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극도록 싫어하고 불안해합니다. 뭔가 항상 친구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저를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여긴다고 저는 느끼고, 그래서인지 타인에게 쉽게 마음도 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가 조금이라도 저 외의 다른 친구와 더 친한 거 같으면, 갑자기 왠지 모를 불안함과 이해할 수 없는 ‘버림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누군가가 저를 좋아한다고 해도 오히려 마음이 확 식는다고 해야하나요. 뿐만 아니라 평상시 기본적인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 같아서 더 씁쓸합니다. 타인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특히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못해요. 심지어 사람들에게는 인사도 먼저 잘 못 건넵니다. 1:1일 때는 괜찮은데 단체로 얘기하는 상황만 오면 그냥 입이 닫혀버리기 일쑤고요. 그리고 제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못 이끈다는 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사회생활을 시작해야하는데 그냥 기본적인 것조차 못하는 제가 정말 싫어요. 이게 계속 방치되다가는 평생 사회에서 제 1인분의 역도 제대로 못해낼 것 같고요. 그리고 가끔은 미칠 듯이 고독하고 공허해서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 이런 감정이 밀려오면 이 모든 생각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저는 거기에 압도되어서 며칠간은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때도 그래서 제가 원하던 성적을 받지 못한 적이 여러번 있고요. 그런데 이게 되풀이 되다 보니, 저는 대인관계가 헐거운 만큼, 성취지향적인 사람으로써 보상으로 뭔가 목표를 이뤄내는 것에서 위안을 얻는데, 그마저도 제약이 걸리기 시작하니까 답이 없는 느낌입니다. 그냥 공부를 하면서도 매번 이렇게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밀려오고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아예 대면상담을 받을까 생각도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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