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정신과를 다니고 있고 우울과 불안에 대해 진단을 받긴 했지만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못하셨군요. 다음주에 갈때는 이를 잘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할지 고민이 되시는군요.

진단을 받을만큼 그동안 우울과 불안 정도가 심하셨을 텐데요. 병원에 가서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하는 것에도 꽤 어려움이 되셨을텐데 마카님이 그래도 자신을 선택에 용기를 내셨네요. 엊그제 다니고 다시 다음주에 가신다는건 매주 정기적으로 대면상담을 받을 예정이신 걸까요? 높은 수준의 불안과 우울의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상담을 함께 받아가는 것이 치료효과를 높이는 만큼 그렇게 하실 예정이시라면 정말 잘 결정하신 것 같아요. 사회불안장애의 경우 낯선 상황에서 내가 잘 못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도 큰 만큼 당분간은 상담에서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려움이 되실 수 있을 거에요. 또 중독이라 여겨지는 부분이 내게 문제로만 여겨져왔다면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꺼낸다는건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실 거에요.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치료에 필요함을 알기에 마카님도 고민하고 계신 걸거라 생각되었어요.

스마트폰, 컴퓨터, 음란물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마카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자책하며 자신을 더 나무라고 계신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너무 우울할 경우 에너지 수준이 많이 떨어져 무언가를 하기가 힘들어지는데요. 그러다보니 그만큼 힘이 덜 들어가는 것을 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잊고자 하는 의도일 수도 있답니다. 중독의 경우 그 밑에 불안이 깔려져 있는 만큼 마카님이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면 클수록 더 특정 부분에 매이게 될 수 있구요. 때문에 내가 무언가에 과하게 몰입이 된다면 내가 그만큼 불안하구나로 이해하면서 지금 내 삶에 무엇이 나를 이렇게까지 불안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그래서 불안을 내가 감당할만큼의 크기로 줄어들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약물치료와 상담이 되겠구요. 처음 가신 병원에서 성별도 다른 분이라 내 세세한 이야기를 나누기는 결코 쉽지 않았을 거에요. 긴장되면 더욱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안 떠오르기도 하구요. 마카님이 말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시니 미리 수첩등에 메모를 해가셔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보는 것도 긴장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혹여 의사나 상담자가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걱정이 되실 수 있는데요. 그분들도 그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사례를 접하고 수련을 받아온 만큼 마카님의 어려움을 함께 그 자리에서 들여다볼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앞으로의 치료과정도 잘 경험해가시길 바라며 차츰차츰 삶이 좀더 편안해지실 마카님을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