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성별이란게 존재하는게 싫었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양성애자|반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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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성별이란게 존재하는게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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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난 지정성별 여성이고 트랜스남성이야. 양성***이고. 여성인 척 하고 살다 보니까 여성역할 놀이에 흠뻑 빠져버렸어. 여성들의 코르셋을 입고 살기도 했었지. 어른들은 참하다고 좋아하고 외모가 이쁘장하니까 수수하게 옷입고 생얼로 다녀도 남자가 꽤 꼬이더라. 이대로 여자로 살 수 있을까. 싫지 않았거든. 그래 난 행복한 여자다. 근데 맘속엔 계속 찝찝하고 우울한거야. 우울했던 이유가 뭔지 몰랐어. 남들이 보면 앞으로 꽃길만 걸을 여자였는데. 성격좋고 머리좋고 참하고. 내가 사실 그런 여자가 아닌데 사람들이 날 좋아할까. 당연히 그럴 리 없겠지. 그래서 그 가식적인 걸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어. 그랬더니 반항심 가득했던 10대 초반으로 돌아갔어. 머리도 짧게 자르고 선머슴이었지. 초등학교때 남자화장실 들어가서 남자애들 놀래키다가 선생님한테 혼나고 화장실 가는게 싫어서 참다가 집앞에서 지리고 남자애들이랑 싸우다가 여자애라고 봐줘서 억울했었고 여자애들이랑 노는건 재미없고 벌레 잡***가 여자애들 놀래키고 그랬던 기억들이 났던거야. 한동안 중성적인 여자 내지 에이젠더 젠더리스 라고 생각하고 살았어. 성별을 나누는 사회에 대해 선민의식을 지니고 내가 특별하고 잘난 맛에 살았지. 사실 시스젠더들을 부러워하고 배 아파서 했던 사고방식이었다는걸 뒤늦게 깨달았어. 성별이란게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아닐 테니까. 하지만 내가 남성으로 태어났다면 평범했을텐데. 평범함을 강요받는건 겪을 필요 없었을텐데. 그래도 내가 별나고 튀려고 했을까? 난 원래 고지식하고 조용한 성격인데. 난 내가 남성이라는 게 두려웠어. 트랜스젠더라는 걸 인정하는 것도 두려웠어. 그래서 여성인 척 살아왔던거야. 착하고 순진한 여성. 속마음은 나쁜놈이면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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