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을 하는게 두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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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을 하는게 두려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RollingMango
·3년 전
어릴 적 저는 노력파였어요. 노력하려고 하는건 아니었는데 하다보면 주변에서 왜그렇게 열심히하냐며 물어보곤 했어요. 새로운 것에 빠져들어 조사하며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고 지금 저의 수준을 평가해주는 시험도 재미있었어요.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대학진학이라는 현실적인 부담감을 마주하면서 시험은 부담스럽게 다가왔어요. 주변의 기대는 느껴지지만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고 가이드라인이라는게 없었어요. 현실적인 조언도 없었고 기숙사에 갇혀 문제집만 풀고 있는데 알지못하는 세계와 미래에 늘 불안했어요. 그래도 중고등학교 때 성적은 상위권이었어요. 그래서 전 대학은 스카이 아래정도는 갈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고3때 번아웃이 왔어요. 주변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대학을 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인터넷에 있는 합격수기 글들을 보면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은 괴물들로 보였어요. 고3 선생님들에게 한 번이라도 상담을 신청해서 받았더라면 좋았을텐데 그 당시엔 별난 애 취급받을까봐 무서웠어요. 가족들에겐 전 이상한 애였어요. 부모님은 저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셨대요. 난 그냥 고생했다, 힘내라 그 정도면 됐는데 왜 이상한 상상으로 나를 힘들게 했는지. (내가 왜 자살을 할거라 생각했는지, 학생운동같은걸 할거라 생각했는지 자기들의 편견만 가지고 소설을 쓰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분노를 느꼈어요. 왜 그냥 있는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상상으로 나를 욕하고 별난 애취급을 하는건지.) 부모님에겐 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그래서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수능을 망쳤어요. 어쩌면 예상된 결과였어요. 그런데 그 결과가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그냥 성적나오고 대학교가면 끝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평생 안고갈 상처가 되어버렸어요. 내가 이제껏 해온 것들이 모두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어요. 내 노력도, 알아가는 즐거움도, 즐겁던 학교생활도. 무엇보다 가족들이 저를 가장 힘들게 했어요. 대학에 진학을 하고나니 대놓고 무시를 하더라구요. 너무 상처가 커요. 내가 뭔갈 열심히해도 망칠거란, 안될거란 생각이 크게 박혔어요.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결과라도 저는 망친거라고 생각해요. 이젠 이 결과가 좋은건지, 만족스러운건지도 모르겠어요. 수능을 친지 10년이 넘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서 회사도 다니고 있는데 앞으로도 제가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고싶고, 되고 싶은건 많은데 제가 열심히 노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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