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면, 입시가 끝나면 나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다. 가족들은 계속 왜 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냐고, 이런 자식을 둔 가족이 부끄러울 생각을해야하지 않냐...등 얘기를 들을때마다 마치 죄인이 된 기분이다.
그래도 난 이정도면 노력했고, 그만큼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축하해줬는데, 그래서 결과 기다리는데 역시 만족을 못하시는건가. 머리속이 복잡하다. 붙어도 무슨 의미가 있지? 만약 안전하다 생각한 여기마저 떨어지면?
이 시기만큼은, 이번만큼은 가족들이 위로까지는 아니라도 내버려뒀으면 했는데 너무 힘들다. '대학도 제대로 합격 못했으면서' 라는 말 지금 듣고 싶지 않은데 너무 힘든데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대체 얼만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내 인생은 부모를 위한것이었는데 부모의 인정만을 목표로 살았는데 다 부질없는일이었던것 같다. 그렇다면 그동안 내가 노력한것은? 힘들었던것은 참아왔던건 쓸모없는것이었을까. 공부했지만 부모가 원하는 명문대에 갈 수 있을정도의 성적이 안됐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일이 잘될거라 했지만 대인관계는 공부로 되지 않았다. 여전히 당시일은 기억날때마다 힘들다. 꿈 같은거 없어도 성적이 좋으면 모든 될 수 있다고, 생길거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꿈도 목표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일따위 전혀 모르겠다(옛날에는 있었는데 큰 반대를 받아서 지금은 너무 늦은것 같아서 실패할까봐,무시할까봐 시도하기도 무섭다.) 그래서 부모가 되라는 직업을, 의사를 목표로 삼고 살았다. 근데 지금와서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라, 넌 목표가 뭐냐 뭘 위해 사냐...그런 소리를 해? 그렇게 반대를 하고 그렇게 무시를 했으면서? 그리고 니가 무슨 의사가 되냐고 의사가 그렇게 쉬워보이냐고 하더라 사실이긴한데 하라고 했잖아 되기만 하면 우리집에 자랑스러운 자식이라고 했으면서
사실 의사라는 직업에 큰 관심은 없다.. 돈 많이 번다는것 정도? 왜 이쪽으로 와버렸을까 차라리 기계나 연구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면...이것도 이제는 쓸모없는짓이겠지
'너는 왜 이렇게 부모를 힘들게하니'
그러게 왜 그럴까. 난 나름 노력하는건데 나도 힘든데 다들 힘들다고 왜 그렇게 이상하냐고만 말해
'넌 고민이 없지? 힘든게 없어서 그럴 수 있는거지'
이 얘기를 듣고 아...다들 내가 힘든게 없어 보여서 그랬던건가 싶었다. 속 썩이기 싫어서 이상한 아이 취급받는게 무서워서 따돌림도 공부스트레스도 미래에 불안도 그냥 아무말 안했는데 힘든게 없어서, 아무 목표없이 사는 아이가 되버렸더라
이렇게 살지 말걸
그냥 다 얘기해버릴걸
날 무시하던 날 이상한 취급하던 그냥 털어놓을걸
난 부모만을 보고 목표로 삼고 살았는데 부모는 어딜 보고 있는걸까 날 보고있는걸까 내 성과만 보고있는걸까?
나도 힘들다... 라는 한마디가 힘들어서 나 자신이 싫어서 부모가 싫어서 또 그 부모가 싫다는 자신이 싫어서 혐오스러워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가했다.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나오는 말중에 '남은 사람들이 슬퍼해' '부모님과 가족들을 생각해야지!'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이게 정말 불만스럽다. 엄마는 내게 직접 날 원해서 낳은게 아니라는 얘기까지했고 친아빠는 집을 나가 다른 여자랑 자식들이랑 잘 살고있고(면접 교섭권을 본인측이 필요없다고 거절해서 안만나고 있음) 양아버지는 툭하면 술 취해있고. 원하지도 않은 자식인데 죽는다고 뭐 슬퍼하려나
그래도 인정받고 싶었다. 내가 부족해서 그래 내가 잘하면 나도 인정받을거야, 사랑해줄거야..그렇게 믿었으니까. 이 믿음이 깨지기 시작한건 고등학교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였고 다른 집은 다른 가족들은 이렇지 않다고 느끼면서... 그래서 가족이 싫어졌고 떨어지고 싶어졌어. 그런데도 여전히 인정은 받고싶어서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기숙사도 반대 자취도 반대 얘기 꺼냈다가 난리났지 힘들었지.. 이번일로 알게된건 부모는 날 내버려둘 생각이 없다는것. 날 원하지도 않았으면서 끝까지 나랑 지내려는것. 난 영원히 저 사람들을 부양하고 책임지고 살아야한다는것.
아무튼 너무 힘들다. 나는 뭘 위해 노력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싶은지 모르겠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 머리로는 해야할일이 여전히 많은데(자격증이나 토익등) 그냥 몸이 안움직여.. 손가락은 움직이고 있지만. 무기력증 환자글 보면 본인이 움직이려면 움직이지 뭐 저런담? 싶었는데 아무것도 못한다는게 이런 소리였구나 싶고..잘 알지도 못했는데 그냥 죄송하고...원래 정신건강이 좋은편은 아니였는데 심리 상담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받아보면 안되냐 했다가 죽을뻔한적이 있어서 숨기고 살았는데 호전되긴 개뿔 악화된것 같다. 중학생때 상담받고 노력했으면 그래도 덜 힘들었을까? 힘들때 해소방법을 찾았을까? 대학을 잘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입학하면 혼자 찾아볼까 생각 중...근데 진로내역같은거 부모가 알 수 있으면 무서워서 못 갈것 같아서 찾아봐야겠다.
행복하고 싶다.
우울의욕없음트라우마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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