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문제 없던 친구들과 어서 빨리 멀어져야 할것만 같아요
어디에 털어놓을곳도 없어서 여기에라도 써요.
특별히 트라우마가 있진 않아요. 여태까지의 대인관계도 크게 문제가 있진 않았어요.
친구가 그다지 많진 않았지만 4년지기 친구가 몇명 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전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그런데 딱 그 순간만 지나면 친구들과의 관계를 빨리 끊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간간히 들어요. 그 친구들이 문제가 있거나 나쁜 애들인것도 아니고 저에게도 잘 해주는 애들인데도요.
요즘들어 갑자기 그런건 아니였어요. 한 2~3년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땐 고민거리가 된다고 말할 정도로 그런 생각이 자주 들거나 심각하게 고민이 된건 아니였어요. 다만 그때도 간혹가다 어서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어요.
그러다가 작년부터 슬슬 그런생각이 커졌어요. 뭔가 인간관계에 큰 사건이 있던것도 아니고 그 친구들과의 관계도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되었어요. 오히려 그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게 되었는데도 이상하게 빨리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어요.
결국 작년 8월쯤에 그 친구들과 연락을 끊었어요. 방학이 된 시기에 제가 일방적으로 끊은거에요. 방학엔 동네를 다닐때만 주의하면 마주칠 일도 없을테니 연락만 끊으면 될것 같았어요.
그 후에 개학을 하고 등교를 해서도 일부러 그 친구들을 좀 피해다녔어요. 반으로 찾아오면 자는척을 하고, 쉬는시간이 되면 반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자는척할 준비를 해두고 놀았어요. 괜히 화장실에 숨기도 해보고 멀리서 부르면 안들리는 척도 했어요.
그짓을 학기 내내 하니 자연스럽게 그 친구들과 멀어지더라고요. 허전하고 외롭지만 어쩐지 다시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이상하죠? 문제가 있는 친구들도 아니고 오히려 저에게 소중한 친구들이었는데요.
그 애들한테만 이런건 아니였어요. 다른 친구들한테도 자꾸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예 작년에 같은반이던 친구들은 쉽게 멀어질수 있도록 학교에서만 친하게 지내고 카톡이나 페메도 안했어요.
좀.. 이상할거에요. 없으면 이렇게 외롭고 허전한데 멀어져야만 속이 후련하다니.. 이유라도 알면 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거엔 딱히 계기도 없어요. 다 멋대로 멀어져서 이젠 이런거 털어놓을 사람도 없고 있었더라도 아마 말하기 싫었을거에요.
어디에라도 써놓으니 좀 후련하네요. 아마 공감이 잘 안가시겠죠.. 그래도 누가 봐준다 생각하니 어째 좀 덜 걱정되는것 같아요. 나만 알던 얘기에서 누군가 한명이라도 더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좀 안심되네요.
음..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누가 읽어주는것 만으로도 좋을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