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열등감,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우울 불안 때문에 정신과 상담 다녀왔어요.
제가 친구들이랑 연락하거나 만났을 때는 진심을 다해서 고민도 들어주고 잘 대해주지만 어려서부터 누구한테 먼저 다가가는 걸 어려워했고, 정말 친한 친구 아닌 이상 가는 사람 잘 안 막고, 연락도 먼저 잘 안하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싸움 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눈 가린 것 마냥 얘기도 거의 안한다고 원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제 기질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기술의 문제가 더 클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상담 다녀온 직후엔 그 말씀이 약간은 매정하다고 느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제 얘기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할 말이 딱히 없어 두려워서 연락을 피한 것도 있고, 사람 소중한 줄 모르고 그냥 무관심하게 떠나 보내고 이런 식으로 제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에서 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높을 수 있겠다고 확신하게 된 것 같아요.
동성친구든, 이성친구든 아무리 친하게 지내도 제 곁을 결국 다 떠나가니까 사람 만나는 게 계속 두렵고 인간관계 참 부질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저 때문일 수 있다는 얘기를 직접 들으니까 더 이상 피할 여지가 없더라고요.
사람이 두려워도 이걸 극복하려면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많이 만나보아야한다는 말씀도 많이 공감하게 되었고요.
그런데도 너무 어릴 때부터 이렇게 소심하게, 약간은 무정하게 살다보니까 진심 어린 충고를 들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잘 안오는데 저도 정말 저를 챙기면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보고 싶고, 잘 아껴주고 싶은데 어떻게 고쳐나가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