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다.
이상적인 나는 일찍 일어나 아침 운동을 하고 샤워하고 커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 공부하고 점심먹고 피아노 연습실에 갔다가 카페에서 글을 쓰고 저녁을 먹고 저녁 운동을 하고 드라마를 한 편 보고 책읽고 다이어리를 쓰고 자정에 외국어 라디오나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잠든다. 일주일에 한 번 피아노 레슨을 받고, 다른 요일에는 상담센터에 들르며 꾸준히 약을 챙겨먹는다.
현실의 나는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안 씻고 불규칙적으로 몸에 나쁜 걸 먹고 공부나 운동은 조금도 하지 않고 마감이 밀린 글은 쓰지도 않고 다이어리도 밀렸고 책도 안 읽고 빼야 할 살은 30kg가 넘는다. 상담은 다닐 돈이 없고 약은 먹다가 말다가 한다. 꾸준히 하는 건 자해와 자살충동에 시달리기 이 둘뿐이다. 죽고 싶다. 이렇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