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정신상태, 치료가 필요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의 기혼 여성이고 요즘들어 제 정신건강에 이상을 자주 느껴 치료를 받을 정도인지 아니면 그냥 일반 사람들에게도 지나가는 흔한 어려움인지 궁금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제가 느끼기에 이상한 정신상태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우울감도 없으며 결혼으로 인해 행복합니다(아기는 없습니다)
제작년 제가 자궁암선고를 받고 나서 통원치료를 받은 후 부터 이상한 증상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2년간 집밖으로 나가는게 두려워서 쓰레기 하나 버리러 나가지 못했고 남편이 없으면 한발자국도 밖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뭔가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집앞 편의점도 가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공황장애가 아닌가 싶었는데 연예인들의 증상설명을 들어보면 사소한 일에도 죽을것같은 공포감이 느껴진다는데 저는 그렇지는 않구요
예를들면 밖이 너무 추우면 어떡하지?
마트를 혼자 갔다가 짐이 무거우면 어떡하지? 장을 다 보기전에 체력이 떨어져서 고생하면 어떡하지?
같은 어이없는 이유들로 공포감이 들더라구요
신혼집에 물건도 잘 사지를 못해서 필요한 물건들을 다 채우는데 일년이 걸렸습니다
수납장이 필요한데 수납장을 샀다가 수납장밑에 먼지가 가득 쌓이면 어떡하지?
물건을 사서 그 물건을 올려두면 그 위에 먼지가 쌓여서 매일 닦아야하면 어떡하지?
화분을 들이면 청소기밀때 이리저리 치우며 청소해야되는데 무거워서 어떻게 옮기지?
이런게 공포감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일하러 갈때는 딱 주차장 바로 내려가서 차타고 일만하고 바로 옵니다
돌아오는길에 빵집에 들리고 싶더라도
차댈곳 없을까봐 무서워서 곧장왔어요
그런 생활을 2년정도 하다가 작년 말부터 내가 약간 미쳐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일부러 차를 타지않고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다녀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그 이후로 좀 나아져서 쓰레기도 가끔은 버리러 나갈 수 있게됐어요
공포감이 심하지는 않은데 이런저런 걱정들이 꼬리를 물어 저를 집에 잡아놓게 합니다.
요즘 일때문에 남편과 주말부부를 한지 몇달 되었는데
퇴근하고 혼자 집에오면 너무 쓸쓸하고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할지 모르겠고 마음이 공허합니다
그리고 설거지나 집안일 등 무언가를 하면서 제 생각에 후회스럽거나 좋지않았던 지난 생각들이 문득 떠오르면 저도 모르게 소리내어 '아이씨!!' 하고 성질을 내고는 내가 왜이러지? 하며 흠칫 놀랍니다
주말에 남편이 집에오면 행복하고 평소에 우울감이 있지는 않아요
이런 증상들이 무엇때문에 생긴걸까요
이런 증상이나 제 정신적 문제와 관련있을법한 배경을 3가지 정도만 남겨볼게요
1. 청소년기에 부모님의 경제적상황 악화와 제 학업으로인해 부모님과 마찰이 많았고 그로인해 사이도 점점 나빠져 이십대 중반까지 우울증을 겪었고 우울감과 분노가 마음속에 항상 있었습니다(제가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응어리도 풀었고 사이가 좋습니다. 저를 너무 사랑해주는 남편을 만나 우울증도 사라졌어요)
2.이십대 중반부터 개인쇼핑몰을 시작하게되어 직접 4년정도 고객상담을 했는데 그때 여러가지 트라우마 반응이 있었습니다( 낯선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면 숨는다던가 낙엽이 굴러가면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등..)
3. 남편과 결혼하고 동업을 하면서 남편과 항상 모든 시간을 함께 보냈고 평소에 저를 너무 아껴주고 가벼운 짐 하나를 못들게 할 정도로 잘 챙겨줍니다
남편이 너무 오랜기간을 24시간 제가 궂은일 하나 하지 못하도록 챙겨줬었는데 갑자기 평일 내내 혼자 남겨지게 되니 갑작스러운 남편의 부재로 생긴 현상일까요?
4.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약간 어려웠다가 회복한 상태인데 그로인한 불안증상일까요?
가벼운 증상이라 생각되다가도 욕설에 가까운 분노의 표현이 입으로 자주 튀어나오는건 가볍지만은 않게 느껴집니다.
병원치료를 받아야할 정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