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뭐라고 답장해야할까요?
7년간 친하게 지낸 친구입니다.
같이 놀고 여행도 가고, 서로 가족사정이 있다는 것도 알 정도로 친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닥 맞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그 친구는 급진적이고 직설적이고
저는 보수적이고 우회적, 회피적입니다.
여행을 가도
친구는 그냥 가서 눈에 띄는곳에 가자.
저는 미리 계획하고 미리 알아본 곳에 가자.
서로 서운한 일이 있을때는
친구는 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직설적으로 말을 합니다.
저는 바로 표현하지않고 일단 참고, 나중에 못참겠으면 우회적으로 말을 합니다.
7년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크게 싸운적이 없습니다.
성향이 거의 정반대인데도 안 싸운건 저의 성향탓이 크죠.
싸우기보다는 그냥 참고 넘기려고 하니까요.
친구는 고민이 있을때나 힘들때, 저에게 다 말합니다.
저는 딱히 공감되지않아도, 들어주고 같이 화내주고 욕해주고 했습니다.
근데 반대로 제가 힘든 일을 말하면, 시큰둥하게 답하고 제대로 듣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쌓여가던 서러움이 드디어 터졌습니다.
친구는 제가 힘들다니까, 자기가 더 불쌍하고 힘들다.
너가 그런 이야기하면 듣기싫고 내가 더 지친다.
라고 하더군요...
여태까지 자기가 나한테 한 말들은 생각하지도 않나봅니다.
아무튼 더이상 친구 얼굴도 보기싫고 대화하기도 싫어서,
그냥 요즘 힘들어서 그랬다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고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두번 다시 연락하지 않을 생각으로요.
그 친구는 그냥 알았다고, 힘들면 정신과를 가보라고 나중에 나아지면 같이 놀러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 5일쯤 되던날에야, 제가 답장을 안한다고 자기랑 연락하지 않을 생각이냐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고 싶습니다.
오랜시간 친구로 지냈지만, 한순간에 잘라내고 전혀 아쉬움이 남지도 않았거든요.
솔직히 말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그냥 무시할까요?
뭐라고 해야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