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점점 강박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저는 11년째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3년정도는 종이로 된 일기장에 연필로 쓰다가 양이 점점 많아지고 감당이 안되어서 핸드폰이나 노트북에 저장을 해두고 있는데요... 일기를 쓰거나 여러가지 생각들을 글로 정리히는 것이 저에게 꼭 필요한 일이고 정말 도움이 많이 되지만 점점 강박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는 편이 아니고 말도 조리있게 못하다보니 글을 쓰는 걸 훨씬 편하게 느껴요. 또 생각이 너무너무 많아서 글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더 말을 못하게 되고요. 계속 메모장에 저장을 해두고 정리하고 수정하고 하는 게 제 일상이에요.
근데 막상 일기를 써놓고 나면 잘 기억하지도 못해요. 일기를 보고나서야 떠오르고 보지않으면 어제 일도 잘 기억하지 못해요. 머리가 너무 가득차서 일기에 메모리를 버리고 지워버리는 걸까요? 기억력이 떨어지는 걸까요? 그래서 더 일기에 자세히 적으려고 노력하는데 제 일상과 생각들을 기록해두어야한다는 게 점점 강박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싫고 내가 떠올리는 생각들이 흩어지는 느낌이 싫어요. 저라는 사람이 흩어져버리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기록을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제 삶에는 분명 도움이 되고 있고 유용한 도구이니까요.
계속 두면 문제가 심각해질까요? 제가 정도를 조절해야할까요? 머리가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