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이제 3월이면 고등학생이 돼요.
중학교에서는 전교생 270명중에 최고 8등까지 해봤어요. 마지막 시험기간 즈음부터 핑계지만 우울감, 무기력감이 심해져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는 좀 망쳤어요. 평균 90.몇 나왔던 것 같아요. 등수는 한 14등정도로 떨어졌고 가산점까지 합산하면 20등 정도가 됐더라구요. 저희 학교가 지방이고 학생들이 공부에 그렇게 매진하는 학교가 아니고 시험문제도 많이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떨어진 성적에 스트레스를 좀 받긴 했어요. 엄마한테 타박도 들었구요. 왜 이랬냐, 이거가지고는 못 간다, 그러니까 공부 좀 하라니까 뭐 이런말.
타박을 매일 들어서인지 시험 끝나고부터 점점 우울해지더라구요. 비평준화라 지망을 골라야 해서 그것때문에도 스트레스 엄청 받았구요. 지금도 잘 한 선택인지 모르겠고 그냥 다 모르겠어요.
시험 끝나고 방학되기 전 의미없이 가는 학교에서는 내내 잠만 잤어요. 의미없이 가는 학교가 너무 싫어서 그냥 그렇게 졸업날만 기다리고 버텼어요.
졸업 이후에는 계속 이 상태에요. 그냥 아무 힘도 없고 하고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누워서 휴대폰만 만져요. 밥때가 되면 엄마 손에 끌려나와서 기계적으로 손만 움직이고 그릇을 비우면 다시 방에 들어와 누워서 휴대폰만 만져요. 그러다 자고, 깨면 다시 휴대폰. 또 잠들었다가 또 깨면 휴대폰. 학원시간에 학원 다녀오는게 다인데 학원에서도 졸고. 그냥 계속 그 상태에요.
고등학교, 등급, 이런 것만 생각하면 눈 앞이 깜깜해져서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누워서 휴대폰하다가도 툭툭 죽고싶다고 생각하고 부모님이 공부 얘기만 꺼내면 죽고싶다 죽고싶다 그냥 죽고싶다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가끔은 죽을듯 눈물 참다가 방에 들어와서 소리를 죽이고 울다가 숨을 못 쉬어 죽어버릴 것처럼 눈물이 나요. 죽고싶다고 중얼거리면서요. 지금 또 눈물이 막 나네요.
정말 해야하는 거 알아요. 지금 중요한 때라는거 진짜 알아요. 진짜 알아요. 머리로는요. 근데 몸은 움직이질 않아요. 너무 하기싫어요 그냥 죽고싶어요. 근데 때려치울 용기는 없어요. 무조건 수시로 가야하니까요. 최저 준비도 해야해서 모의고사도 풀어봐야 한대요. 국어도 수학도 영어도 과학도 다 훨씬 어려워진대요. 그래서 준비해야한대요. 알아요. 매일 들으니까요. 근데 너무 하기가 싫어요. 그냥 침대에 누워 죽은듯 자다가 그냥 정말 죽어버리고 싶어요. 그냥 다 끝났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가서 잘할 자신이 없어요. 첫 시험에 3등급 나오면 전 끝나는 거래요. 저 못하겠어요. 저 공부 진짜 못한단 말이에요. 나 공부 진짜 못해요... 영어 모의고사는 50분동안 반 풀었구요 그것도 다 맞은거 아니고 최소 반은 틀렸어요. 모의고사 처음 푸는 것도 아니에요 시간은 잰 적 없지만 씨뮬 한 권 다 풀었어요. 듣기도 못해서 매일 두세개씩 틀렸어요 29번 문법 문제는 맞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무서워서 수학이랑 국어는 못 풀어보겠어요. 저 진짜 공부 못한단 말이에요 공부 진짜 못하는데 공부가 아닌 다른건 정말 할 줄 아는것도 없고 못해서 다른건 엄두도 안내요. 저한텐 공부밖에 없어요. 근데 공부도 못해요 그냥 죽고싶어요
어떻게 해야하죠 이렇게 낭비할 시간이 없는데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아요 그냥 하루종일 죽고만 싶어요
너무 기네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