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다 힘들게 느껴져요
안녕하세요.
23살 여자이고 현재 일본 유학 중인 대학생입니다.
어느 분야로 고민을 말해야할지도 모르겠어 일반 고민으로 올립니다.
심한 우울감을 처음 느끼게 된 건
21살 일본에 있을 때 였습니다.
코로나로 1년을 일본에 발이 묶여있었던 데다가
입시에 대한 고민으로 매일매일이 우울했습니다.
유학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면서도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꼭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밥을 먹다가도 공부를 하다가도 아침에 눈 뜨고 밤에 자기 전에 눈물이 났습니다. 무언가를 하면 금방 체력이 떨어졌고 의욕도 나지 않았고 두통도 심해 병원도 갔습니다. 사람과의 접촉도 줄어들다 보니 저는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겼고, 무언가 말을 할 때는 순서가 뒤죽박죽이거나 상대방이 바로 이해하도록 말을 하질 못합니다. 현재 아버지께는 일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고, 홀로 작은 가게를 운영하시는 엄마께서 큰 돈을 붓고 계시는데 그 돈으로 유학을 하고 있는 제가 엄마의 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가족의 기대는 제 숨통을 조이는 거 같아 짜증이 납니다. 이런 고민을 말할 곳도 없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입시때문에 하소연을 하는 것도, 상대방이 지겨워할까봐 도중부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입국금지가 풀려 2월에 1년 만에 한국을 왔지만, 한국에서도 편히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이혼 하셨고 좋지도 않은 집안 형편에 학생때부터 좀 예민했는데, 유학을 시작하고 나서는 더 심해진 거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2-3월엔 괜찮은 거 같았는데 4월부터 스트레스를 받자 또 다시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내일과 미래가 기대되질 않습니다. 가족들이 하는 말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모든 안 좋은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 탓인지 기억력도 매우 안 좋아졌습니다. 남자친구와 자주 싸웠는데, 항상 저는 불과 몇분 전에 제가 얘기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질문이나 말의 의도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제 생각을 말하질 못합니다. 생각을 해도해도 해야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그냥 다 제가 잘못한 거 같습니다.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한다는게 상대방한테는 이기적으로 느껴졌더군요....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바보같을까 하며 자책을 했고 눈물만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제 자신에게 신체적으로 해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너무 바보같고 싫어서 멍이 들도록 꼬집고 때렸었습니다. 요즘은 자해는 하지 않지만 잠에 잘 들질 못해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눈물이 나오고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한게 놀 때는 잘 놀면서도, 그 시간이 끝나면 바로 무기력해지고 무언가 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음.. 남자친구에게는 스트레스 받는 일에 대해 하소연은 합니다만, 혼자 너무 많은 생각을 해버립니다.. 상담은 받고 싶었으나, 내가 너무 별 거 아닌 걸로 지나치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아무데도 제가 편히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직장을 다니게 되어도 짊어질 짐이 많다고 생각되어서 별로 기대가 안되네요...
차라리 안 태어났었다면.. 하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읽어줄 분들이 계실진 모르겠지만 이렇게나마 하소연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