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전문가와 수 많은 시도들.
경계성 인격장애와 연극성 인격장애, 반사회성, 가족력, 자해와 자살충동, 주요우울증과 수면장애, 방임과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PTSD.
4명의 의사, 5명의 심리상담가, 4명의 스페셜리스트, 5번의 약물변경.
1번의 자살시도, 2번의 강제입원.
5천만원이 넘는 비용.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마음을 바로잡고, 자신을 알고,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하고, 공부하고, 성격을 바꾸려 노력하고, 상처받고 또 시도하고 또 무너지고…
하라는대로 다 해봤습니다.
노력해라, 노력하지마라. 최선을 다 해라, 대충 해봐라, 의미를 가져라, 의미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
몸도 마음도 지쳐 이제 더 이상 낼 힘도 의지도 없습니다. 3명의 전문가들도 포기했는데 저는 오죽할까요.
그저 병원에서 하루하루 희망을 가지고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제 모든 건강한 장기를 기증하고, 정신건강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해 뇌도 기증하고 가고 싶었지만, 합법이니 불법이니…
그러고는, 존엄사를 위해 해당 국가에 연락하고 답변을 받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아, 나는 최선을 다 했으니 이제 후회없이 떠나도 되겠구나. 주변인들이 내 의견을 존중하고 기쁘게 작별인사 해주면 좋겠다. 함께 보낸 시간이 즐겁고 또 소중했다고 말해줘야지.
그렇게 마음의 진정한 평화를 느꼈습니다.
이런 저인데, 어떤가요?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