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고생이고 동생은 공시생인데
우리 둘다 n수생임에도
동생이 행복한 이유가 뭘까
그냥 단순히 성격 차이일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동생도 동생 나름대로 고민도 크고 불안도 클 것이다.
하지만 첫째, 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모조리 끊었고 둘째, 기존의 인간관계도 내 일과 관련된 사람들 위주로 협소했다. 그러니 나는 인간관계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고, 때로는 질투하고 나 자신을 미워한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니까 내가 외로움을 느끼는 거겠지. 동생은 어렸을 때 부터 친하게 지내온 한 두명의 친구를 본인의 상황과 관계없이 끈끈하게 챙긴다. 그리고 본인의 상황과 관계없이 그저 웃고 떠들 수 있는 접점이 없는 친구도 있다. 그게 부럽고 멋있다. 내가 인간관계를 특별히 못한 건 아니었는데도 가끔 멍하니 있는 순간에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던 일들이 툭툭 떠오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남 얘기 오래 안한다 그랬어. 나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을 거야. 이러면서도 이따금씩 후회가 밀려온다.
올해의 나는 어떤 인간관계를 맺게 될지 모르겠지만 남에게 상처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 그리고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다가가겠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소중한 인간관계가 평생의 인연으로 맺어지겠지. 다시 시작하자. 공부도, 일도, 인간관계도. 어제의 나는 이미 죽었고 내일의 나는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이다. 최선을 다하고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서른의 내가 현재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고맙다고. 당시의 넌 힘들고 괴로웠지만 네가 이겨내주어서 지금의 내가 근사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 내가 날 쓰다듬어주는 환상을 오늘도 본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