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신과를 다녀왔다. 예약은 화요일 12:20분이었고 12:48이 되어서야 진료를 받았다.
최근 나는 1월 1일 바다를 다녀왔다. 죽으려고. 물에 가까이 가며 손엔 꽉지고 있는 칼과 함께 죽고 싶었다. 다만 또다시 살고 싶었고 내가 너무 하고 싶은것들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들이 너무 많아서 할수가 없었다. 마음이 죽어있다 조금씩 살아나는 그 기묘하고 알 수 없는 통증은 희망을 가져다 준다. 할 수 있다고 나한테 속삭이듯.
나는 의사선생님께 자살을 또다시 계획했고 실행에 옮겼지만 실패했다는 말을 했고 의사선생님은 조용히 들으시며 말했다.
"00양은 왜 죽고 싶어요? "
ㅡ "내려놓고싶어서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놓고 싶어서요."
"뭐가 그렇게 짐이 되는걸까요? 힘든것들이 무엇일까요?"
ㅡ "사는 것요. 오늘도 너무 힘든데 내일도 힘들거란 것을 알기에 버티는게 너무 힘들어요."
"사는게 힘들다라.. 그쵸 힘들죠..
하지만 00양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때론 좋은 날들이 오기도 하잖아요."
ㅡ"그렇지만 이때까지 아무리 기대를 해도 결과는 부정적이었어요. 애써 긍정적이게 생각하지만 점점 부정적인 데이터만 쌓여서 그렇게밖에 생각이 들지 않아요."
"부정적인 데이터만 쌓인다면 그럴 수 있겠죠. 확률로 따진다면 아무래도 높겠죠. 하지만 그 안엔 긍정적인 데이터도 있지만 잘 모르는 거에요. 왜냐하면 안좋은 기억은 우리가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 아파하거든요. 자연스럽게 자가치료가 될 수 있지만 되지가 않고 계속된다면 치료를 받는거에요. 00양도 그런거고요."
ㅡ"그렇지만 현실적이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데이터가 쌓이면 부정적으로 생각되는건 맞잖아요."
"00양은 그럼 과거에 부정적인 사람이 있었으면 그 사람은 현재도 미래도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행복해질 수도 있고 전보단 나아질 수도 있고 아무도 모르는거에요. 미래는. 미지의 세계에요."
ㅡ"네, 어떤 말인지 알겠는데 근데 그래도 계속 부정적으로 밖에 안돼요..."
"그럴 수 있죠. 그렇기에 우리는 치료하는거에요."
"00양은 아직 살고 싶은거잖아요. 충동때문이지. 그렇죠? 그럼 살아야죠. 하고 싶은것들도 하고요.
00양은 할 수 있어요. 충분히."
그리고 이후 나는 엄마와 했던 대화에 관해 말했다. 자살, 자해, 혼란스러움, 불안감을 얘기하였을때 엄마의 생각과 태도를 내 생각으로 풀어 말했다. 그러다 울컥하고 감정이 터졌다. 나는 엄마가 나에게 앉혀두고 넋두리를 했다. 화가 나면 화가 나는대로 난 그대로 당해야했고 간접적으로 죽고 싶다는 엄마에게 위로를 했다. 그런 내가 엄마한테 이해받지 못하고 아파해야만 했던 상황이 너무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의사선생님은 많이 힘들었겠다고. 어머니께서 말실수를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내 감정과 생각을 오롯이 받아들여주셨다.
의사선생님은 내 상태가 위험하다 하셨고 계속해서 자살시도를 반복한다면 입원을 해야할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약들을 증량해야할 것 같다며 말씀하셨고 꼬박꼬박 제대로 챙겨먹어라고 당부하셨다. 꼭 챙겨먹고 다음에 올땐 더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말씀하셨다.
약들을 처방 받았는데 아침약은 FXT 20이라 적힌 폭세틴 캡슐, 아빌리파이정 한알, 자나팜정 0.25이고 저녁 약은산도스설트랄린정 100mg, 로라반정0.5mg으로 처방 받았어요. 금액은 대략 14000원 정도였어요.
먹다보면 달라지는 효과가 있겠죠. 그저 조금만 괜찮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