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냥 그러려니해
시기를 맞아 찾아온 사춘기인지 우울증인지
그냥 이제 상관없다고
어차피 곧 죽을 건데 뭘 또 고민하는 걸까
새해 첫 날부터 울고나서 자해하는 하루가 시작되고
그 다음 날인 오늘 역시 우울해서 미칠것만 같은데
내가 이젠 뭘 해야될까 싶고
하나둘씩 정리하려는데 마음이 아직 불안한가
자꾸만 망설이게 되고
미안했고 사랑했고 고마웠는데
그 안에는 진짜 내가 아니라 그냥 살아 숨쉬기만 하는 내가 있었어
곧 죽을 거라고 너한테만 얘기했잖아
근데 너가 그 말 듣고 죽지말라고 했는데
아마 그 약속 못 지킬거야
2월달인 너의 생일 미리 축하할게
선물도 준비할까 생각중인데 모르겠어
니가 그 선물 받으면 더 힘들지도
근데 나 있잖아
진짜 힘들었어 너도 나도 힘들었겠지만
나는 그 힘든 이유를 못 찾았거든
그래서 너의 새해 인사말이 나한테는 작별인사로 보였고
언젠가 봤던 우울증 환자의 말이 내 귀에 들렸어
난 죽을때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죽겠지 했는데
근데 자살하려고 생각하니까 그냥 아무생각이 안 들더라
어차피 죽을텐데 굳이 그래야되나
지옥 갈게 뻔한데 잠시나마 나만 즐거우면 될까 싶었어
너에게 닿지 못할 메세지지만 그냥 자기만족일뿐이야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다고
난 처음에 내가 남 때문에 이렇게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깨닿고 나니까
내 잘못인걸 알았거든
그러니까 나 때문에 슬퍼하지마
미안해하지도 말고 잠시나마 너와 같이 죽었으면 했었는데
오히려 너가 내 몫까지 행복하게 잘 살아주면 좋겠어
이건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이런 나라서 미안했어
너한테는 전하고 싶었는데 내가 죽고나면 니가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겠다
난 가끔 생각했어 지옥이 있다면 내가 지옥 끝에 갈지도 모르겠다고
나랑 함께했던 시간이 너에게 잊고싶을지도
이기적이고 소심한 나보다는 더 나은 친구들이 너의 곁에 있으니
안심이야
자살하기 전 날 문자할게
넌 살아서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해
진짜 그렇게 되길 바래
__아 안녕
너와 함께한 시간이 나한테는 추억이 될거야
너는 잊더라도 나는 기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할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수고했다고 해줘
너라도 날 보내줘
지옥이 무섭진 않아 이젠 편해질 수 있을것같아
숨을 쉴 수 있을것만 같아
안녕 수 없이 머리로만 생각했던 걸 해낼거야
정리안되는 말들이라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고마워 나랑 친구해줘서
유일하게 내가 곁을 준 건 너였으니까 말해주고 싶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