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 부모님께 이성을 버리고 잔뜩 화를 뱉어냈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비중이였던게 금전적인 문제였네요.
어릴때부터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자랐지만, 그만큼 부모님은 저에게 힘들다, 돈이 없다 등등의 얘길 아무렇지 않게 던졌던게 화근이였죠.
아무리 갖고싶은게 있어도, 배우고 싶은게 있어도
나는 부담주지 말아야지 생각라며 살아왔었는데,
하다못해 2년제 대학을 다니는내내 더이상 손 벌리고 싶지않은 맘에 고시텔에서 2년, 방학과 학기중 내내 아르바이트, 실습조교를 하면 준다던 30만원의 장학금, 내 나름대로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대외활동도 부지런히 하고. 그렇게 견디고 견뎌왔는데 괜한 것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2살 차이의 남동생은 타지에 원룸도 얻어주고, 당연히 월세는 부모님이 내주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알바도 하지 말라고 하고. 제가 졸업할 당시에 사준다 말도 않던 정장도 2벌 맞춰주는걸 보고 참 저렇게 하면서도 공평하게 사랑을 줬다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드네요.
이 것도 너무 화가 나는데 참고 참는게 버릇이 들어서인지
우울증과 불안증이 심해져서 직장도 그만두고 항우울제 복용만 1년이 넘어가는 중이네요. 그 와중에도 부모님께 금전적으로 기대면 안된다 생각하며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하고 휴대폰요금/보험요금도 내는데 부모님은 제가 이러는게 아주 당연하신가봐요.
아직까지도 제게 금전적으로 힘들다 힘들다 하시면서 우울증 있는걸 아신 이후로는 좀 자제는 하시지만 하고싶은거 다 하라면서 금전적인 문제에 관해선 아예 말도 안 꺼내시네요. 알아서 하라는 듯이. 할 말은 많지만 저도 입을 닫는 편이라 더 힘드네요.
정말 별거 아니잖아요, 힘들다, 금전적인것도 심적으로도 모든게 힘들다. 조금만 기대도 되냐. 그정도는 말해야 아실거고, 해야할 말인걸 알지만 머리로만 가능하고.... 말을 꺼낸다 한들 부모님이 자기 자신들을 탓하면서 또다른 부담이 생길 것 같거든요. 실제로 그런 적도 있고요. 저한텐 못난 부모님은 아닌데 제가 부모님의 짐덩어리가 된 것 같아서 입이 더 안 떨어져요.
휴..... 자려고 수면제도 먹었는데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서 오라는 잠은 안오고 한숨만 나오는 새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