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소수의 관계에서만 친하게 지내시고 20대가 되고 보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인가 고민이 되셨군요.

아마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힘드신가 봅니다. 짧은 글에서 섣불리 무엇때문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조심스러워 지기는 합니다. 적어주신 내용에 보자면, 자신을 만나주는 사람들도 상황이나 분위기 때문에 "만나주는" 것으로 느껴지고 계시네요. 사람들이 진짜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고 의심하게 되시네요. 아마도 이러한 마음은 갑자기 생겨나신 것이라기보다는 오랜 기간 형성되어 오셨을 것으로 예상되어지기는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친구를 만드는 것에 조심스러워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을 것으로 예상하게 되네요. 어떠한 이유로, 원하시는 만큼의 관계 욕구가 채워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계시고, 또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먼저 다가가기는 힘드신 것으로 여겨집니다. 맞아요, 관계는 좋은 것이지만, 두렵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마카님, 관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가가보란 조언은 너무 상투적이고 실천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겠습니다. 일러 땐 먼저 친구란 어떤 관계일지 생각해 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친구는 별 관계 아닐지도 몰라요. 상황이나 분위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가벼운 친구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마도 마카님께서 친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의 외로운 속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 정도의 관계를 원하시고 계신 것으로 이해되어지네요. 맞아요. 그것 역시 친구입니다. 깊은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그런 깊은 친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냥 만나는 가벼운 친구들 중에서 깊은 친구들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현재의 가벼운 친구 관계들에서 시작해 보세요. 그런 가벼운 친구들과 자신이 생각하는 친구사이를 만들어가보세요. 말하자면 가벼운 친구들 중에서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마카님께서 생각하시는 깊은 친구처럼 대해보세요. 깊은 친구들은 서로를 어떻게 대할까요? 나는 깊은 친구가 생기면 어떻게 대해줄까요? 그렇게 대해주시고, 그 중에 그처럼 나를 대해주는 분과 깊은 친구의 관계로 발전해 가는 것입니다. 어딘가에 누구인지 모르는 깊은 친구들을 갑자기 사귀거나 만들기는 넘어야 할 것들이 많겠지요. 관계망은 서서히 넓혀가는 것이 맞습니다. 너무 큰 장벽을 넘어 이상적인 친구를 만드시려 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지거나, 뜻대로 안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가벼운 친구가 없는 시기에는 그냥 아는 사람들 중에서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 가벼운 친구처럼 지내보세요. 같이 반응해 주어서 생기게 된 가벼운 친구들 중에서 마음이 가는 사람과 깊은 친구처럼 지내보세요. 그 중에서 같은 마음으로 반응해 주는 사람과 깊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계에서 반응이 없는 사람들을 너무 신경쓰지는 마세요. 그것은 꼭 거절이 아니라, 깊은 친구관계로까지는 발전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과정이 어렵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럴 때에는 관계에 있어서 주저하게 되는 원인을 심도있게 파악도 하고, 대처법도 알려드릴 수 있는 심리상담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카님께서 원하시는 친구 관계 꼭 얻으시도록 마카님의 삶을 응원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