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힘든 일이 있은 이후, 변화를 경험하셨네요. 힘든 일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상황을 회피하고, 대인관계에서도 관심이 떨어지고, 공허한 기분이 드시는 상황이시네요. 주변에는 걱정하지만 정작 자신은 괜찮은 기분이 드시기도 하시고요.

지금 경험하시는 증상은 마음이 힘들 때 경험하시는 증상으로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낙심한 마음, 그래서 삶에 대해서도, 사람에 대해서도 별로 기대하는 마음이 없는 기분, 또 다 소용없는 기분. 이러한 기분들은 더 나아질 것 없다고 느끼는 무망감이라고 부르는 감정입니다. 아무런 기대가 없기 때문에 마음이 괜찮은 것처럼 느껴지시기도 할 것이에요. 참으로 힘든 일을 겪으셨었나 봅니다. 적어주시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감히 예측해서 적을 수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었이었든, 당시 마카님으로서는 자신이 믿어왔던 세계가 무너지는 경험과 같은 것이었을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그러니, 더 이상 뭔가 기대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 기분이 드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마카님, 이 모든 것이 우울이나 절망감의 표현이므로, 그냥 이대로 지내시는 것은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믿을 것, 기대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셨을 마카님,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 그런데 있잖아요?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늘 예상과는 다른 방향에서 찾아오는 것이랍니다. 지금 힘드신 마음 속에서는 제 글이 얼마나 덧없게 들리실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난 날 자신이 기대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졌다 할지라도, 여전히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방법은 있답니다. 무망감을 경험할 때 희망을 가지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은 자신이 도저히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죽을 힘을 다해 얻어내라는 말 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망감을 빠져나오는 경험을 보면, 그런 경험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알아주고 도움을 주는 과정임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자신을 그대로 두지 마세요. 그러기에는 마카님은 틀림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혼자 해나가기 원하신다면, 다음을 혼자서 할 마음이 드시는지 살펴봐 주세요. 자신의 삶의 영역을 1.관계, 2.일, 3.관심사, 4.몸/마음(나 자신), 5. 일상생활로 나누어서 이 영역들 중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주세요. 가치란, 목표나 당위적인 상태가 아니라, 추구하는 과정 자체가 만족감과 보상이 되어주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언어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언어시험에 붙고 떨어지는 것과 관계없이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 자체를 기뻐하듯이 말입니다. 무망감이 드는 상태에서는 힘드실 수 있지만, 이 중에서 그래도 지속하고 싶은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구성해 보세요. 구체적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했는지 안했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좀더 사랑하기"는 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하루에 한 번 나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말해보고 어떤 기분이 드는지 느껴보기"와 같은 것은 구체적입니다. 그리고 실천해 보세요. 그러면 더 나은 마음을 찾아가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심리상담을 받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혼자서 위의 과정을 하시기 힘드실 것 같다면, 꼭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마카님의 삶을 응원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