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모셔야 할까요?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가족
js1101
일 년 전
할머니를 모셔야 할까요?
저는 서너살 무렵부터 외할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이혼과 함께 , 부모님은 돈 벌어서 데려가겠노라며 할머니께 저를 맡겼지만 실상은 몰래 재혼해 상대배우자의 자식을 보살피며 살고있었죠. 일년에 두번 명절때만은 꼭 와서 사랑한다는 둥 부모 행세를 하고 가긴 했습니다. ) 기초수급자인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가난, 애정과 보살핌의 결핍, 불결한 위생상태, 하루에도 몇시간씩 옛날 이야기와 한스러움에 관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동안 어린 나이에 우울증과 대인기피, 불안장애가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고등학생 무렵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서 공부했지만 내 방조차 없는 집에서 할머니와 하루종일 함께 있는 것은 고문처럼 느껴졌습니다. 부모님과 친척들은 나의 우울증과 환경으로 인한 고통을 한사코 부정했고, '그만 방황하고 옛날의 착한 너로 돌아오라'고 할 뿐이라 어디에도 기댈 곳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독립해 수년째 부모친척 모두와 손절 중입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만큼은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노쇠해 거동조차 불편해지신 상태로 홀로 살고 계신데 저의 부모님을 비롯한 자식들은 모두 형편이 안되어 외면하거나, 제가 다시 할머니와 살기를 종용하고 있어요. 이제야 겨우 집다운 집에서 혼자 사람답게 살고 있는데... 이 자유와 행복을 다시 포기하고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숨통이 조여오는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할머니와 결코 다시 살고 싶지 않아요. 병원을 거부하시는 건 물론이고, 제 집으로 오시라고도 해봤지만.. 화장실도 집 밖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노후되고 불편한 아파트가 하느님이 마련해주신 거처라며 떠나선 안된다, 니가 들어와야 한다라고 고집 부리시는 분이니까요. 그러나 연로하신 할머니가 앞으로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나 하는 연민, 각자 가정이 있는 엄마, 이모, 삼촌들보다 독신인 내가 희생하는게 맞을까 싶은 갈등. 게다가 또 넘어져 홀로 앓다가 고독사하시면 어쩌나 하는 상상을 하면 역시 괴롭습니다. 이젠 왜 자식들이 아니라 손녀인 제가 이런 갈등을 해야 하는지조차 속상하네요. 무엇이 최선일까요. 답답하고 우울합니다ㅠ
트라우마스트레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6개, 댓글 5개
상담사 프로필
김소영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일 년 전
나를 위한 선택
#선택# #트라우마 #스트레스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김소영 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부모님의 이혼 이후 할머니와 생활하셨네요. 키워주신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은 있지만 함께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독립을 하셨네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우선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라셔서 독립도 하시고 나만의 인생을 잘 꾸리고 계시는 마카님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만큼 안정되기까지 얼마나 애쓰셨을까요 할머니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카님을 키워주셨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감사드릴일 입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린 마카님께서 꼭 받아야 할 보살핌이나 심리적인 자양분은 받지 못하며 자라셨고 그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이 참 많으셨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주변 어른들 께서도 본인들이 어려우니 손주인 네가 할머니를 모시라고 떠넘기듯 책임을 지우고 있네요. 마카님의 마음이 무겁고 부당하다 느끼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지금 이루어 놓은 안정된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할지 짐작이 갑니다. 마카님께서는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할머니를 챙기고 싶은 마음과 지금 삶을 잃고싶은 마음 두가지가 함께 있어 갈등을 느끼시는것 같아 보입니다. 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도 할머니를 챙기실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어렵게 이루어 놓은 삶을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부모님 이모 삼촌들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시죠. 게다가 마카님이 사시는 곳으로 오라고 말씀드려도 할머니께서는 원래 사시던 익숙한 곳을 좋아하십니다. 지금 상황에서 최선인 방법을 고민해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전화를 좀 더 자주 드리시거나 , 병원가는날을 꼭 챙기거나. 또 혹은 많이 편찮으신 날에만 하루정도 함께 주무시고 돌아가시거나. 거동이 불편하실때는 마카님의 집으로 잠시 모실수도 있습니다. 꼭 함께 살지 않아도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릴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마카님의 삶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저의 글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상담이 필요하다 느끼시면 언제든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
RONI
AI 댓글봇
Beta
일 년 전
저도 한 번씩 할머니가 생각나요. 평소에 더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네요. 할머니 사랑해요.
공감
신고하기
visiting26
일 년 전
js1101님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긴해도 저도 엄마같이 따르던 외할머니가 계셨었고 여러 문제들이 얽혀서 자식들은 나몰라라하고 결국 홀로남겨져 외로워하는 외할머니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참 고민하고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저희 외할머니는 결국2 년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하늘나라계셔요..) js1101님을 감히 위로할수는 없지만 제가 외할머니돌아가시고 느낀건 그냥 본인이 할수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하시면 되고 꼭 그게 같이 살아야만 해결되는건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화안부가 되었건 찾아뵙건 본인이 할머니한테 할수있는 일들을 하시면 되요 (저는 솔직히는 마지막에 외할머니께 최선을 다하지 못했었기때문에 돌아가신후에도 참 많이 힘들었고 아쉬워했던시간이 있었어요) 그리고 주변가족한테 그렇게 가스라이팅 당하실필요없어요 웃기지만, 저는 외할머니가 그렇게 힘들어하실땐 곁에 없었던 가족이란 작자들이 임종직전때만 쏙 잘해드렸다고 본인들은 최선을 다한양 장례식장과 할머니 유품정리할때 저를 비난할때 약간 환멸감을 느꼈던거 같아요. (더 웃긴건 저는 외할머니와의 추억이담긴 물건 정리하러간건데 그분들은 금붙이나 돈가져갈까봐 덜덜 하면서 저한테 도끼눈 뜨더군요..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솔직히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금 안보고 사니 그렇게 내인생에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이고 그사람들이 나를 감히 평가할 주제도 안되는데 왜 내가 그 평가땜에 스스로를 자책했나도 싶어요 그러니 신경안쓰고 살긴참 어렵겠지만 다른가족들의 가스라이팅 섞인 말은 그냥 무시나 무응답 하시길 바래요! 과거의 제가 생각이 들어서 긴글 쓰게되었네용..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힘든마음이 조금 위로되시길 바래요 :) 좋은하루되세요
js1101 (글쓴이)
일 년 전
@visiting26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랄까요... 그저 내 고민의 반복 속에서 떠돌던 생각들이 다른사람들의 객관적인 조언으로 뭔가 정당성을 얻는 기분도 드네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현실적인 타협? 꼭 할머니와 사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말에 가슴속 돌덩어리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ㅠㅠ 내심 너무너무 기다리고 원했었던 걸까요. 이런 말들을. 그리고 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 진짜로 친척들과는 접점 자체를 없앨 생각을 할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예요ㅜㅜ 지금 할머니가 계신 오래된 아파트가 재건축 이슈로 몇천이나마 가격이 올랐는데 친척들은 제가 그걸 노리고 할머니를 모시는 척 집을 낼름 처분할 속셈인가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환멸감...하.. 딱 맞는 단어네요. 말씀대로 일단은 모시고 살기보단 조금씩 더 살피고 챙겨드리면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을 먹을게요. 그리고 나를 위해서 죄책감 내려놓은 채 친척들의 종용도 무시하렵니다. 따뜻하고 진심어린 글에 다시한번 감사드려요ㅠ 편안한 저녁 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js1101 (글쓴이)
일 년 전
전문가님과 답글주신 분 답변에, 요며칠 고민하며 쌓여가던 분노와 죄책감이 사그라들고 있어요... 아ㅠ 이런 사려깊은 조언들을 평생 얼마나 갈망하며 살았는지 몰라요. 제게 죄책감과 책임감을 지워오던 집안 어른들의 말과 태도과는 너무나 극명하게 다른 말들을 보게 되니 무언가 감정이 끝없이 북받쳐 오르네요. 어쩌면 저 스스로 원했던 답을 누군가 말로 확실시 해주길 바랐던 건지도 모르지만, 키워주신 할머니를 모시지 않는 것=배은망덕 이라는 죄책감을 이겨낼 길이 없었거든요. 소중한 조언과 위안을 함께 얻어 갑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