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부턴가 다른 사람을 흉내내면서 사는게 일상이 됐어요.도와주세요
안녕하세요 벌써 내년이면 27살을 바라보고 있는 청년입니다.
저의 자아가 어느새부턴가 사라진 기분입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군대에서 선임위치를 오래 맡으면서부터가 발단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흔히 말하는 군대의 한 중대내에서 최고선임 자리를 오래 맡았습니다.(학교로 치면 한 반의 반장과 같은 역할입니다)보통이면 1개월을 하는 자리를 저는 6개월을 맡으면서 밑에 20여명 가까이 되는 후임들을 이끌고 리드해야만 했기에 저는 그 시간동안 리더로써 후임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했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습니다.저는 타고나길 소심하고 마음이 여리고 약합니다.그리고 자존심이 센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선임의 위치가 굉장히 부담스럽고 한편으론 무섭기까지 했지만 후임들에게 저의 약한 모습이 들켜서 얕보이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지배적이였기 때문에 저는 항상 후임들앞에선 애써 가면을 쓰더라도 강한척 해야했고 , 약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따라하는 것이였습니다. 제가 후임병일때의 강했던 선임병들을 떠올리며 ' 아 그 선임이였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행동했겠다 ' 라고 생각하며 경험과 상상에 의지해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말하고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이였던 것 같습니다.
전역 후 사회에 나와서도 습관적으로 저는 제 자신을 부정하고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가면을 쓰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꽤 진지한 성격이고 말수가 별로 없으며 누군가를 유쾌하게 웃기는데에는 크게 소질이 없습니다. 지인들도 저보고 " 넌 너무 진지한 성격이야 , 재미가 없어 " 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습니다. 사회에서는 웃기고 유쾌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 이성들도 흔히 말하는 "웃긴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요. 그걸 깨닫고서 저는 저의 진지한 모습을 버리고 제 주변의 웃기고 유쾌한 형들의 말투를 따라하고 그들의 유머를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습관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 저는 누군가를 만나고오면 말수가 별로 없는 제가 말을 많이 할려고 애쓰고 웃길려고 애쓰고 ' 그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까' 란 반복적인 생각에 이젠 더이상 지치고 에너지가 없고 무기력해졌습니다. 번아웃이 왔습니다.무엇인가 잘못됐다는걸 느끼고 다시 저의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젠 저의 자아가 느껴지지 않고 텅텅 비어버린 자아와 정체성이 체감되어 심각함을 인지하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정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젠 누군가를 따라하는 공허함만 남게되는 습관들을 버리고 저답게 살면서 진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막상 저의 진짜 모습을 찾을려고 하니 기억이 나지 않고 자아가 느껴지지 않아 막막합니다.
전문가님의 의견과 조언을 간절하게 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