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삶에서 도망가고 싶어요
대학생 시절 부모님이 이혼 위기를 겪으면서 우울증이 크게 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기숙사 생활을 해서 수업 외에는 절대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방에 친구들이 없을 때는 계속 이유모를 눈물이 흘렀고 친구들이 있을 때는 잠깐 웃기도 하다가 혼자가 되면 또 삶을 포기하면 참 편하겠다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부모님 두분 다 관계에서 대화하는 방법이 서투르시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당시 두분의 상황이 벅차기에
대화를 하실 때도, 감정적으로 위로 받고 싶으신 게 있으실 때도
저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 하셨던 것도 이해가 되고
저는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지도 외면하지도 못한 체
해결하려 애썼던 것 같습니다.
관계와 사람의 마음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로 저를 다독이며
이 시기를 보냈습니다.
가족이라는 큰 울타리가 성인이 되었지만 제게는
유독 중요하고 정말 잃기 싫은 제가 가장 행복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경험 이후로 5년이 지난 지금도
(일이 잘 해결되어 부모님의 사이는 아주 좋아지셨습니다.)
자꾸 삶에서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 자주듭니다.
지금 당장 죽음이 찾아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고
오히려 편안할 것 같은 생각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실망할 것 같거나 정해진 일을 하지 못할
상황이 오면 공황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신과도 가봤는데 약을 처방받았고, 특정 공간에서 공황증상이 나타나는 수준이라 생활에서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증상의 이유나 심리적인 해결방법은 듣지 못해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속 얘기를 잘 못하는 편이었지만
가슴 아픈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속상하다 얘기할 만한 친구들을 만났고,
또 제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게 어려웠지만
중요한 상황이라면 생각을 말하는 것도 이제는 제법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노력하고있는데도 계속 우울함과 답답함이
지속되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