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불행이 결혼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이 너무나도 달라졌고
하루 하루 사소한 일들 조차도 남편이 남편 몫을 하지 않아 말 그대로 남편을 케어하느라 정작 제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다고 느껴요
남편에게 가정문제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느껴지는 그런 모습들을 겪으며 감정이 극한으로 치닫던 저는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임에도 결혼 반년만에 분노에 대한 감정조절이 안되어 개인상담을 진행하려다가 상담사님의 권유로 부부상담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저는 분노를 조절하려 노력, 현재는 다시 예전처럼 대부분 조절하는 상태이지만 남편은 억압되었던 성장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와 성인ADHD 의심 상태로 22년 1월에 정신과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남편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본인에 대해 굉장히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이 주를 이룹니다. 대부분의 일을 미루며 작고 간단한 일들부터 대부분을 잊어버리고 무언가를 부탁하려면 정말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야하고 자신이 했던 말도 잘 잊어버립니다.
시간약속 뿐 아닌 간단한 약속조차 쉽게 잊거나 지키질 못해요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작은 일상조차 꾸준히 이어나가지 못합니다.
작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해결보다 회피를 하며
하지말아야 할 일을 하거나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평소 정리도 안되구요
상대가 하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어려워해 깊은 대화가 되질 않고 그로인해 대인관계에 굉장히 어려움을 느낍니다.
남편과 대화를 하다보면 대부분 마무리가 안되고 대화가 이어진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자기 표현,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고 당장의 상황을 무마하려는 말을 자주합니다. 논리적인 대화가 거의 안되고 제가 남편으로 인해 화를 내거나 슬퍼하는 일이 있다면 설명을 해도 그런 상황이 되기까지의 과정보다 '나한테 화낸다. 두렵다.' , '아내가 나를 공격(비난)한다(실제로는 공격하지 않음)' , '슬퍼한다' , '나한테 왜그러지?' 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참을 수 없는 건 이제는 상담을 통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지만 몇 주, 몇 달째 기다리고 기다려도 스스로가 나아지려는 작은 의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에요.
잊어버리면 메모를, 모르겠으면 질문을, 지킬 수 없으면 미리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을거라 얘기를 해도... 몇 달 째 나아지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부부상담을 해주시는 상담사분께서 남편에게 간단한 과제를 주셨지만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의지가 있는지 여러 번 물어보시기도 하구요.
연애때는 보이지 않았던건지 제가 보지않으려고 했던건지..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컸고 유달리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진 않았으나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정했고, 결혼하고 모든게 달라졌습니다.
남편에게 화도 내보고 울고 어루고 달래고 난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며 진지하게 얘기하기도 했지만.... 이혼은 안되며 본인도 노력하고 있다는 말 뿐.
'내 인생에서 이 사람만 없으면..' 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사람을 잘 믿지못하는 남편이 저로 인해 큰 상처받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못합니다..
그로인해 지금도 제가 도울 수 잇는 건 도우며 응원하고 남편이 이겨낼 수 있길 바라며 기다려보고 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결혼을 했음에도 저 혼자 이런다는 생각에 무기력하고 조금씩 몸도 마음도 너무나 지칩니다..
평소 남편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인지 문제가 생기면 본인 탓을 하다가 결국 이유를 만들어 남 탓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에는 서서히 제가 문제라는 식의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정말 제가 문제인지 의심스럽고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결혼하면 원래 다 이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