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 님께서는 중학생 때부터 기저귀 등을 사용하고, 아기-유아처럼 행동하는 성적 취향에 대해 인지하게 되신 후 이런 방향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해 오셨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 감추며 몰래 집에 와서 해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스스로가 미친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르고 스트레스가 심하신 상황이군요.

먼저 마카 님께서 어떤 만족감을 느끼시는지를 탐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심리적, 신체적으로 많은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에, 성적인 욕구도 강해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음란물을 보거나, 자위를 하는 등의 나름대로의 성욕해소 방법을 찾아가게 되지요.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마카 님께서는 사연 뒷 부분에,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힘든 일이 있으면 현실 도피처럼 상황에서 벗어나서 자꾸 아기가 되려해요 ' 라고 적어주셨기 때문에, 혹시 마카 님께서 아무 책임도, 노력도 필요하지 않았던 아기 때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욕구가 더 크신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혹은 아기처럼 다른 사람들의 전적인 관심이나 보살핌을 받고 싶으신 욕구에서 유아적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시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듭니다.

전자와 후자 어느 쪽이든, 마카 님께서는 심리 상담을 받아보실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만약 마카 님께서 기저귀를 사용하고 유아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도착증이 있으신 상황이라면 그 도착증 자체가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그 도착증으로 인해 마카 님께서 스스로를 자꾸 비하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더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후 마카 님께서 성인이 되시고 삶을 살아가시며 내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실 수도 있겠으나, 현재의 단계에서는 이를 교정하거나 바꾸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자아상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마카 님께서는 두려운 상황이나 힘들 것 같은 상황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그러한 욕구가 올라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청소년기의 건강하고 적응적인 심리 발달을 위해서 꼭 심리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내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유아로 퇴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은, 현재의 마카 님의 마음 상태가 내 현실을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지 않다는 신호이거나, 혹은 내 현실이 내 마음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너무 어렵다는 신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카 님께서는 현재 청소년이시기에, 위클래스/위센터를 통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학교를 통한 상담이 부담스러우시다면, 지역 내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상담이 가능하니 이를 이용해 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는, 부모님께서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실 수 있는 상황이 되신다면 사설 센터에서의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현재 마카 님의 상황에는 적절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스스로를 너무 비난하거나 탓하지 마시고, 적절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