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증상일까요 아니면 데이트폭력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 미혼 여성이고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만 5년정도 사귄 1살 어린 남자친구가 있어요. 이 친구는 ADHD를 어렸을 때 진단받았고 지금도 치료 약물을 복용 중이에요. 이 친구가 한 살 정도였을때 친 부모가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서 보육원같은 시설에 맡겨졌다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4-5살 정도에 고모네가 이 친구를 데려다가 키운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양부모님이죠.. 아 참고로 제 남친은 미국사람입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대학원 졸업하고 postdoc으로 일하고 있고, 이 친구는 다른분야 공공기관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저희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는 커플이에요.. 실제로도 90% 이상의 시간은 정말 행복합니다. 문제는 다툼이 생기는 10%의 시간인데, 다툼의 빈도나 심각성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다투고 화해를 해도 마음속 머리속 어딘가는 안 좋았던 감정들이 무의식적으로 쌓여가는것도 하나의 이유겠지요.. 1-2달 전 싸움도중에 남자친구가 화를 못이겨 본인이 쓰던 안경을 손으로 아작내고, 다른날은 핸드폰 집어던져서 TV가 깨지고, 다른날은 또 다른걸 집어던져서 책상이 움푹 파졌어요. 더 심각한 부분은 이 친구가 본인 머리를 손으로 때리거나 머리를 벽에 부딪히면서 자해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거에요. 제가 본인 감정을 알아주고 토닥여 주지 않는다구요. 그러다가 저번주 일요일에 싸우게 됐을 때는 처음에는 잘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다가 대화가 막히고 서로 점점 감정이 격해졌어요.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또 머리를 때리고 벽에 박는 자해를 하더니 부엌에 가서 칼로 자살하겠다고 울면서 방에서 뛰쳐나가 부엌으로 가더라구요 ㅠㅠ 사실 이렇게 저를 협박(?)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한 4번째는 되는 것 같아요…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두려움과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급히 경찰을 불렀어요. 그 이후로 지금은 저는 호텔과 친구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계속 사과를 하고 있구요…제 얘기를 들으면 이 관계를 유지하는 제가 바보같죠? 저도 이성적으로는 이 관계를 끝내는 것이 둘 다를 위해서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이 친구를 평생 다시는 못 볼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네요.. 이렇게 슬퍼하는 제가 남들은 한심스럽고 이해가 안가겠죠.. ㅠㅠ TV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부인이 이혼을 안하고 계속 남편과 사는 걸 봤을때 진짜 이해가 안 갔었는데, 요즘 들어서 제가 그 처지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러니 하게 들리겠지만 그 친구가 이런 점을 빼면 다른면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남자친구에요. ADHD때문에 충동을 억제 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면 약물로 치료하는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저희가 겪고 있는 문제가 ADHD커플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인가요? 아니면 진짜 희망을 버리고 이 관계를 단절하는 것만이 답인가요?
두서없이 긴 글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답장 꼭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