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건지 설명이 안돼요
23살 졸업을 앞두고 있는 여자입니다
말 그대로에요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고장났나 싶을 정도로
타인의 일에도 공감이 잘 안 되고 매사에 별 감정이 안 느껴져요
예를 들어서 올해 초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아 그렇구나. 이 정도? 근데 또 장례식장에서 발인 했을 때는 어른 분들이 다 우시니까 그 상황이 저에게는 충격적이어서 울었어요. 제가 슬프다기 보다요. 그리고 아빠가 불쌍하다 딱 이 두 가지 때문에 울었어요. 보통은 누군가 돌아가시면 슬퍼야 하지 않나요? 할아버지는 좋은 분이셨기 때문에 제가 슬퍼하지 않을 이유도 없구요. 이것 외에도 일상에서 친구들이게 무슨 일이 생겼다 하면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그 상황에 적절한 반응을 의식적으로 하지 진심으로 공감 해 본적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마찬가지로 아 그렇구나 이게 끝이에요. 제가 원래 먹은 걸 좋아했었는데 어느순간 부터 뭘 먹어도 감흥이 없어요. 살면서 기대되는 것도 별로 없는 거 같구요.
이런 상태가 된지 꽤 됐는데 아 인생이 좀 무료하다 심심하다 답답하다 이 정도였지 할아버지 일이 있고 난 후 와 내가 진짜 어디 고장났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드네요
그리고 눈물을 흘리게 되는 일이 있잖아요. 눈물은 나는데 제가 왜 우는지를 모르겠어요. 원래 감정이라는게 이렇게 설명이 어려운건가요??
또 제가 유아들을 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질 예정인데 갈등중재를 할 때 제일 우선시 하는 게 감정읽기거든요? 근데 저는 그게 잘 안돼요. 얘가 지금 화가났구나 짜증이 났구나는 알겠는데 아이들은 표현하는게 다가 아니기 때문에 내면의 감정을 읽어주어야 하잖아요. 오은영 박사님 처럼요.
이게 스킬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위에서 말했듯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쓰고 보니 내용이 약간 뒤죽박죽이네요;;
머릿속이 좀 복잡해서 그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