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잘 모르겠어요9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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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i
일 년 전
저를 잘 모르겠어요9
안녕하세요 올해 21살 되는 남학생입니다. 제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기점은 18살에서 19살로 넘어가는 겨울 방학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이유 모를 우울감이 항상 제 마음속에 깊이 박혀있었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 항상 정신적으로 힘들고 그냥 딱 나를 봤을땐 내가 힘든게 맞나..? 나 안힘든데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머릿 속으로는 내가 전혀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항상 우울하고 일상생활에 있어서 긴장을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 그냥 지내다 보니 그때 당시 학교를 가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얘기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에 힘이 들고 속이 울렁거려서 토할 것 같고 사람을 보니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럽고 그냥 길을 지나갈 때 지나가는 사람들은 자기가 할 일을 하면서 걸어가는 것뿐인데 나를 바라보고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확 돼버리는 순간 집에 오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고 집에 오고 정신과를 가봐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신과를 가서 진료를 보고 하지만 증상이나 심리검사등등으로 봐서는 불면증도 심한 상태였고 우울증과 공황장애라고 판단을 병원에서 내려주셨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은 제가 되기로 내가 왜 아픈지 다시 나에게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는데 막상 내가 살면서 힘들었던 적 스트레스 받은 적 행복하거나 즐거운 적 뭐 때문에 아픈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제가 제 스스로 뭐를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무엇을 했을 때 즐거*** 슬픈지 무서*** 무엇을 계기로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온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19년도에 판정을 받았지만 4~5개월 정도 꾸준히 다님에도 불과하고 약물치료도 꾸준히 하고 나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하지만 제가 저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걸 보니 더 멘붕이 오고 마음이 더 찌들어가는 생각이 들고 내가 진료를 받을 때 무슨무슨 일이 있었나? 뭐가 힘든가? 물어보면 아무 말도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어 병원 진료를 그만뒀습니다. 아직까지도 항상 우울감에 차여있고 잠도 제대로 잘 못자기도 하고 이제는 덤덤해진건지 일상생활은 하지만 가슴 한 편으로 크게 너무 힘들어서 학교도 그만두고 하고 있던 일들도 그만두고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네요 저를 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혼란스러워우울해불안해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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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마카님께
#우울 #자기이해 #내가 걸어온 과정
마카님 안녕하세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이 가지는 우울함은 몇 년째 이어져 왔군요. 우울함이 시작되던 당시에는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도 많이 힘겨웠나 봐요. 길을 걸어갈 때에도 사람들이 나를 바라본다는 생각에 긴장되며 정신차리기 어려웠고요. 일상적인 기능들이 떨어지는 느낌에 많이 혼란스럽고 무서웠을 것 같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 자각하고 정신과를 방문하셔서 우울증과 공황장애의 진단을 받으셨지만 이 증상들이 왜, 어떻게 생겨났는지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알 수는 없었나 봐요. 그래서 병원내방은 그만 두고 지금까지 덤덤해진 듯, 하지만 여전히 힘겨운 우울과 함께 지나오고 계시는 중입니다. 이제는 조금 더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어 여기에 글 남겨주신 것 같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우울은 대개 이유를 가지고 생겨납니다. 내가 욕구했던 것들에 대한 좌절과 분노. 그리고 그 분노가 나를 향해 돌려지는 경험이 반복되며 우울이 만들어 지지요. 그래서 우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 돌아보며 다뤄가는 과정은 치료에서 필요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카님이 원하는 치료는 이와 같은 방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이해하고, 나의 욕구를 알고, 이것들이 어떻게 좌절되었는지 이해하며 다루어가는 과정이 치료에서 병행되기를 기대하셨던 것 같습니다. 증상과는 별개로도 마카님에게,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얼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기질과 성격을 가지는지, 어떤 관계성을 가지는지,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하며 자라났는지, 어떤 부분이 힘겨워 우울이 터져 나왔는지 나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싶어하시는 마카님의 욕구가 보여집니다. 그리고 나에 대한 이와 같은 통합적인 이해는, 아마도 지금껏 지속되어온 우울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 부분일 수 있겠습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나를 알아간다는 것. 얼핏 추상적으로 들리기도 하는 이 과정은 생각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마카님께서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알아갈 때에 어떻게 하시지요? 물어보고, 귀 기울여 듣고, 주의 깊게 바라보지요. 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순간 순간 나를 바라보고, 귀 기울여 관찰하고, 나에게서 나오는 소리를 듣는 것. 하지만 이와 같은 과정은 지금껏 잘 해본 적이 없기에 어렵고 막막하게 여겨질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 이해하기 어려운 나의 마음들이 쌓여져 우울로 발병한 지금은.. 더더욱 훈련된 전문가와 함께 해나가시는 것을 권유 드리겠습니다.
병원에서는 통상적으로 상태에 대한 파악과 진단, 그리고 이에 대한 약물 처방이 내려집니다. 진단과 약물 처방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신체생리학적으로 나를 조절하여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 있지만 심리적인(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직접적으로 다루어가는 것은 상담장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물론 병원에 따라, 의사에 따라 조금 더 긴 면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마카님께 생겨난 우울이 어떤 것인지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다뤄가기 위해서는 상담치료를 병행하시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우울의 경우 신체적인 영향이 함께 만들어지는 증상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가 함께 되었을 때의 예후가 더 좋습니다. 병원과 상담 센터를 방문하셔서 약물 처방과 함께 심리 치료를 이어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안에 있는 학생상담센터나 마카님께서 아직 법적인 청소년의 나이에 해당하시기 때문에 지역 내에 있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십니다. 나를 알아가고, 나와 친해져 가는, 나를 돌보아 가는 여정을 시작해 가시려는 마카님께 조그만 응원을 보냅니다.
freezed0909
일 년 전
안녕하세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하시는게 공감되서 답글 답니다. 저도 상담을 여러차례 받고 그 도움으로 삶이 개선되긴 했지만, 사실 내 자신을 완전히 이해받았다는 느낌은 받은 적은 없었어요. 저도 제가 이해가 안되는 상태였구요. 사실 서른이 코앞인 지금도 그래요. 마음의 고통도 참 괴롭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느낄 때마다 솔직히 비참한 마음이 들어요. 위로를 받는 건 쉬운데 정말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참 어렵더라구요. 저도 자라면서 돈문제나 신체의 고통으로 괴로웠던 적은 없었어요. 외관도 멀쩡해서 제가 대학생활을 완전히 혼자서 보낸데다 모쏠이라고 하면 다들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서적인 문제로 중학생 때부터 계속 방황하다보니 삶이 망가지더군요. 지금은 27살부터 수년 째 홀로 자신을 다독이면서 어떻게든 평범한 행복에 가닿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님께서 자신을 잘모르시겠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꾸준히 지속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들에게서 이해받지는 못할지라도 그 만남들이 지나가고나면 몰랐던 자신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정답이 없는 삶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잘 지켜나간다면 행복한 순간도 가끔은 찾아와줄 거라 믿어요. 글쓴이님도 꼭 그 순간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