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님께서 이전 상담에서 상처받고, 비밀보장이 어려울까 걱정되어 상담을 중단하셨지만 결국은 다시 상담을 하기로 하셨군요. 이번 경험으로 선생님과 신뢰관계를 만들고 싶고 아픈 마음이 치유가 되었으면 하셨군요.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기로 했다는 마카님의 결심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 드리고자 글을 남깁니다.

상담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상처를 받으셨다니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상담이야기가 비밀보장이 될까 걱정이 되어서 그만두셨지만 다시 상담의 도움을 받기로 하셨다는 부분에서 지지와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심리상담이 상담사가 원인을 파악해주고 알려주고 방법과 방향을 알려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일부 맞는 사실이지만 그것은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자기 마음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고, 함께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나중에 가서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보살피도록 하는 것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상담을 찾게되는 원인이 심리적인 증상이든, 인간 관계문제든 보살피지 않은 자기 마음에서 통증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심리상담사를 신뢰해야 한다는 난관이 있습니다. 내 마음에 관심을 가지려면, 먼저 나의 이야기를 많이 꺼내야 합니다. 그 사이에 내 얘기가 비밀이 보장이 안되면 어떡하나? 내 얘기를 듣고 비난하고 틀렸다고 지적하면 어떡하나? 내 행동이 잘못되거나 이상해보일까봐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두려운 마음이 생기고, 이 과정은 상담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넘어가서 '선생님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 편이다. 나는 여기서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다'라는 신뢰를 갖게 됩니다. 이 신뢰를 갖는 과정 자체가 치유적인 과정이고, 신뢰를 갖고 난 뒤에 마음 깊은 곳에 아픔을 밖으로 꺼내고, 같이 하는 과정이 깊은 치유의 과정이 됩니다. 그 외에도 아무도 이해받지 못했고 자신도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생각이나 행동들도, 스스로가 받아들여지면서 드디어 점점 내가 내 자신의 편이 되어 갑니다. 상담의 과정이 길면 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과거에 경험하지 않았던 신뢰와 관심 감정을 밖으로 꺼내어놓고 함께하는 과정들은 삶의 전부를 투자할만큼 가치있는 일입니다. 마카님이 상담을 다시 선택하신 것은 스스로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한 다짐과 같고 선생님뿐만 아니라 세상 전부를 믿기로 다짐한 것과 같습니다.

마카님의 상담은 치유의 과정도 있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처럼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원래 가진 온전성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상담받는 어떤 분들은 자신이 아픈 환자이고, 그래서 치료를 받는다고, 상담을 받는 것 자체에 자신이 약해서 상담을 받는다고 열등감을 느끼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항상 내담자분들께 상담을 받는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상담은 치료가 아닙니다. 치료는 병원에서 하는 것이고, 치료의 목적은 정상적인 삶입니다. 상담의 목적은 본인이 원래 가진 온전성으로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부모님의 상처를 대물림받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로 인생을 살아나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상담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서 부모님의 상처의 대물림을 확인하고 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아파서 시작했지만 정상적인 삶이라는 범주가 기준이 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이 기준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게 상담의 최종 목적이 됩니다. 즉, 마카님은 아파서 시작한 상담이지만 자신을 알아가면서 대물림을 끊고 스스로가 원하는 걸 찾아내는 과정을 하기 때문에 대단한 일을 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합니다. 굉장히 용기있는 선택입니다. 상담을 돈 내면 아무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을 들여다볼 용기를 가진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뚫고 자신을 직면하는 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실제로 많지 않습니다. 지지와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상담 중에 선생님의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되거나 오해가 생길 것같은 마음, 불편한 마음, 의심되는 마음이 있다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또는 선생님의 태도에 어떤 느낌을 갖는지 말씀해 보세요. 그 이야기를 잘 받아주시면 마카님은 앞으로 상담선생님과 정말 깊은 신뢰를 쌓아 나가게 될 것이고, 선생님이 그 피드백을 잘 못 받아들이시면, 마카님이 용기를 내어서 표현한 것만으로도 마카님께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상담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시고 원하는 삶을 얻어가시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지지와 격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