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저 바뀔 수 있을까요?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정신건강
ssjj1215
일 년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저 바뀔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무거운 고민과 심각한 저의 상태를 이 공간에 올려도 되는지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이렇게라도 저의 이야기를 쏟아낼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 올립니다. 익명의 공간이 필요했어요. 저는 20대 중반입니다.이제 막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고 당연히 대학을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꿈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답하던 고정적인 진로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졸업을 앞둔 지금 그 진로가 제가 진짜 원하던 것인지 의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 점점 적성에 맞는지도 의문이 들었고,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투성이었거든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한 번도 목표를 세운 적이 없었어요. 실패의 허무함과 좌절을 느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늘 제가 생각하기에 절대 실패할 일이 없겠다고 생각하는 선에서만 도전을 했고, 불행함을 피하는 것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러한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지금은 그 어느 것에도 자신감이 없고, 제가 하려는 모든 것이 실패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무력감에 빠져있습니다. 잘 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온 몸의 감각들도 다 무뎌져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도 잘 느껴지지 않고, 식욕도 없고, 저에개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취미도 없어요. 늘 아침에 눈을 뜨면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이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대학교 상담셈터에도 가보고, 무기력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찾아보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그 공간을 벗어나려고 해보았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나름 괜찮아 지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도 그 부정적인 생각을 함께 가지고 가고 있고, 기분 전환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잠깐의 영화를 보는 것도, 산책을 하는 것도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저 이제는 운동도, 밥을 챙겨 먹는 것도, 취미를 가져보려는 것도 다 부질없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의 노력이 부족했을 수 있갰지만 더는 노력할 힘이 없어요.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나도 죽고싶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각각 살아야하는 수명이 존재한다면 제게 남은 수명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오늘 누군가 사고로 죽어야 한다면, 그게 저였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왜 나쁜 것인지 공감이 가지 않아요. 이토록 죽고 싶어야 하는 사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면서도, 왜 저같은 사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지, 왜 도와주지 못해 슬퍼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이유는 아직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용기는 없고, 남겨진 가족들이 저의 죽음에 대해 자책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에요. 죽지 않을 핑계이지만 그런 이유로 죽을 수 없기에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어요. 이런 제가 하루를 죽지 못해 버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욕을 갖을 수 있을까요? 바뀔 수 있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괴로워힘들다무기력해우울의욕없음자고싶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35개, 댓글 6개
상담사 프로필
심승진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일 년 전
잘 버텨주셨어요.
#우울 #무기력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실패를 딛어선 성취를 맛보는 즐거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카님께 도움이 되어볼 수 있을까 몇 자 적어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은 이제 졸업을 앞두고 계시는군요. 본래 고정적으로 계획해둔 진로가 있었지만 분야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발견했어서인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진 부분이 커졌는지 지금은 조금 혼란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진로가, 마카님의 ‘목표’는 아니었나 봅니다. 사실 목표를 세워본 적은 없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실패가 두려워 목표를 세워보지 않았지만, 그렇게 만나보지 않았기에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지금은 깊은 무력감으로 들어가 계신 것 같아요. 이 무력감이 얼마나 깊었으면. 사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가게 될 정도이네요. 버텨가야 하는 것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렇게 쏟아내 보신 것 정말 잘 하셨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마카님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면 우울증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일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병명을 확진하며 진단 내릴 수 없으나 보여지는 증상들에서는 아마 우울증의 상태라고 추측되어지는 단서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나 즐거운 정서가 잘 없는 상태로, 식욕은 감소하고 전반적인 감각들도 많이 둔해졌다고 느끼는군요. 깊은 무기력감이나 부정적인 사고로 자꾸 들어가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너무나도 죽고 싶다고 표현해주실 정도로의 강한 자살 사고까지 있는 중이네요. 우울증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단일적이고 강력한 하나의 원인보다는 보다 다양한 상황들이 쌓여지고 누적되어왔을 수 있겠습니다. 마카님이 적어주신 부분을 토대로 유추해본다면, 우선 마카님께서는 실패에 대한 허무함과 좌절감에 큰 두려움을 가지셨던 것 같아요. 실패라는 것이 반드시 피해내야 하는 종류의 것이 되다 보니 조그마한 실패도 피하기 위해, 아예 목표를 잡기보다 내가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선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고 달성하셨군요. 이건 마카님이 세운 마카님의 전략이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안전함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정한 이 전략이 오히려 내가 도전하고, 힘을 내어 부딪쳐 봤을 때 나의 세계가 확장되며 나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패를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자신감을 잃어버린 채 무엇도 실패할 것 같다는 무력감과 무기력감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좌절’을 피하고자 했던 마카님의 방식이 오히려 마카님의 능력이 확인되고 자라날 수 있는 기회를 막게 된, 다른 의미에서의 좌절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아주 깊군요.. 졸업과 취업 준비를 앞둔 이 시기에서 내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력감은 더 클 것만 같습니다. 더불어, 실패하지 않을 안전함 안에서의 도전을 반복하다 보니 마카님이 정말 원하는 욕구들을 달성하는 것도 계속 채워지지 않았을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도 잘 모르겠는 상황이 된 것 같아요.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주고 계시네요. 잘 하고 있어요 마카님. 삶을 끝내는 선택을 한다면 그 삶은 정말로 ‘끝’이 나겠지만, 지금처럼 일단 살아 있다면, 어떻게든 바뀔 수 있는 기회는 옵니다. 조금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그 가능성을 아주 놓지는 않은 채로, 다만 무얼 해보기도 어려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아주 잘 하고 계신 중입니다. 잘 하고 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어찌 그렇게 크게 개념화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탐색하는 과정, 좌절의 두려움을 딛고도 목표를 세워보며 성취하는 기쁨을 누리는 과정(이게 삶을 살아낼 수 있는 기쁨으로 연결되겠지요), 내가 안전함을 누리기 위해 포기해야 했던 진짜 원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우울증이 다뤄질 수 있겠습니다. 이걸 혼자 해내기에는 무척 힘들고, 훈련 받은 상담자와 함께 치료를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대학 상담 센터를 내방해 보셨지만 원하시는 변화를 경험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경험과 성격이 다르듯, 내가 조금 더 치료에 효과적으로 만나갈 수 있는 상담자가 다르기도 하답니다. 꼭 다시 그 센터로 내방할 필요는 없더라도 심리 치료는 꼭 이어나가시기를 권유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적절한 약물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울증의 정도와 종류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개 우울증은 신경 전달물질을 비롯한 신체 상태 자체를 변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를 맛보아 알고, 성취의 더 큰 기쁨을 알게 되는 마카님이 경험들이 쌓여가기를 응원합니다.
ghkgogkwkdnfl
일 년 전
제가 제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한참 자살에 집착했었다가.. 다시 조금이나마 현실감각을 되찾았던 방법인데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적고갈게요.. 글쓴이님도 가볍게 읽어주세요. 제가 보기엔.. 죽는 게 무섭고 가족을 생각하는 그 두가지 마음이.. 자살을 미루는 핑계라기보단 글쓴이님의 든든한 기반같아요. 글쓴이님이 살 이유를 두 개나 갖고 태어난 것 만으로도 일단 내면에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거 라고 봐요. 그 두 개도 없어서, 정말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잘못하면 정말 자살하게 되는 사람도 많은데, 글쓴이님은 앞으로 살면서 아무리 정신적으로 무너져도 자살은 하지 않으실 테니까요. 다 제쳐놓고 '난 어차피 안죽는다'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보는건 어떨까요? 제가 무적인것처럼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자주 되뇌었던 문장이에요.
ssjj1215 (글쓴이)
일 년 전
@ghkgogkwkdnfl 감사해요. 저는 죽고 싶다면서 죽을 용기도 없네 하며 더욱 저 지신을 자책했는데, 똑같은 말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정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난 죽지 않는다는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건 가족들도 보이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실행에 옮기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생각이 들 때마다 써주신 답글을 기억하면서 다시 견뎌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cent
일 년 전
저도 같은 시기를 겪고있는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하루가 의욕이 없었기에 과감하게 시간을 비워냈습니다. 오로지 제 시간으로요. 무언가 해야된다, 1,2년 민감한 이런 요즘 사회의 압박감때문에 의욕이 상실되어 그런것도 있어요 자기가 어떤사람인지는 본인이 잘 알거에요. 스티븐호킹이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한말이, '내 갈길은 어디건 분명히 있다'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있으신것 같아요 토닥토닥.
recent
일 년 전
공부를 잘하던 분이시니, 이번 기회에 떼려치우고, 연기학원가서 연기 배우는것도 괜찮지 않나요
ssjj1215 (글쓴이)
일 년 전
@recent 순간순간 조급해지는 생각이 참 많이 드는데 여유를 가지려 노력하려구요. 성급하게 내린 결론으로 인해서 더 이상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않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제가 너무 세상을 바라보던 시야가 참 좁았다는 걸 많이 느꼈고, 조금 다양한 분야를 넓게 바라보려고 해요.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