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우울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우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학교|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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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hazelh
·3년 전
어릴때부터 우울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우울감이 없는 상태라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초등학생이 되기도 전인 최초의 기억 속에서 나는 엄마를 때리려고 쫓아다니시는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를 울면서 말리고 있는 언니 세명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초등학생이 되고서 두 언니는 서울에 갔고, 아빠는 집을 나가셨다. 바로 위에 있는 언니는 내가 중학생일 때 서울로 갔다. 사실 나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지도 않았던 언니였다. 아빠가 몇살에 집으로 돌아왔더라. 아마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다. 어릴 땐 왜 아빠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몰랐다. 들어오고서는 기뻤다. 나이가 들고서는 완전히 기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딸과 함께 살고싶었다 보다 싶었다. 고3때 아빠와 내연녀의 카톡을 봤다.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빠를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서 아빠가 집에 돌아온 이유가 단지 내연녀들과의 갈등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나는 사랑하는 아빠가 얼른 돌아가시는 게 세상을 위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언니들은 글쎄, 사실 불쌍하다. 엄마는 나 이전에 낙태를 한번 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나를 가졌을 때 엄마는 처음으로 소중함을 깨달으셨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건 우리 언니들에겐 불행이었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 정확히는 '나만을' 사랑한다. 우리 엄마는 나를 첫사랑이라고 칭한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언니들은 나를 아마 질투하고 있을 것이다. 엄마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엄마는 언니들에게도 언제나 최선을 다했지만, 나를 대할 때와는 또다르다. 누구의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 난 아무도 원망할 수 없다. 가질 거 다 가져놓고, 있을 거 있으면서 뭐가 그렇게 평생이 슬플까. 나도 모르겠다. 엄마의 욕심도, 언니들의 질투도, 아빠의 한심함도 다 슬프기만 하다. 원망스럽지 않다. 학창시절 공부 말고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던 삶도, 맞으면서 이뤄낸 삶이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것도, 언니에게 들었던 몸을 파는 년과 다를 바 없다는 말도, 엄마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신고한 아빠도 그 무엇도 원망할 수 없다. 그들은 나의 부모이며, 그 부모 아래에서 생긴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원망은 나를 갉아먹어왔다. 그 마음을 떨쳐내는 게 항상 버거웠지만 그래도 어떻게 잘 살고 있다. 앞으로도 그저 이렇게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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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h2011
· 3년 전
저랑 비슷한 상태네요ㅠㅠㅠ 정말 우울하지 않은 상태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