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지르고 욕하더라도 무조건 알겠다고 해야 하고 못하면 집 나가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왕따|폭력]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소리지르고 욕하더라도 무조건 알겠다고 해야 하고 못하면 집 나가래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년 전
어릴 때부터 엄마는 적어도 저에게는 강압적이고 조금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엄마가 신천지에 들어가고부터 저는 거의 방치된 채로 지냈습니다. 아마 제가 3살 때쯤 부터인 것 같네요. 저는 한글도 혼자 떼고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혼자 걸어서 등하교를 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은 저에게 참 불행한 시절인데 저를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준비물 안 챙기고, 숙제 안 해가는 건 물론이고 잘 씻지도 않은 채로 등교하던 아이였습니다. 친구들과는 원만하게 잘 지냈는데 항상 담임선생님이 저를 게으르고 멍청하고 더러운 아이로 보던 그 시선이 잘 잊혀지지가 않네요. 독한 담임쌤을 만나 너무 많이 혼나고 부터는 준비물도 챙기고 나름 숙제도 열심히 해가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다 의도치 않게 숙제를 못 해가거나 실수를 하면 그것이 의도가 아니었다, 실수였다 그런 소리도 못 하고 혼나고만 있는 아이였습니다. 이유가 어쨌든 안 한 건 안 한 거라는 저만의 엄격한 생각때문이기도 했지만, 저는 친구들과는 이야기를 잘 하는데 어른만 만나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아마 엄마가 절 강압적으로 대하고 제 얘기를 받아주지 않고 때렸던 그 기억때문이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학교때부터는 학교 선생님과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곳에서 모범생이었습니다.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 더 성장한 저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이었던 건 성적표에 등수가 찍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공부를 별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업시간만큼은 구석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빼놓지 않고 듣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커서 알았지만 타고난 머리도 약간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등수를 받았고 선생님과 수업에 대한 좋은 태도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증명되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서는 친구관계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저의 성격을 보여주고 제 인간관계에 대한 태도가 정립된 일이기 때문에 쓰겠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먼저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공부, 운동 등등 모든 걸 성실하게 임하고 착하고 어릴때부터 모범생 소리를 들었던 친구였습니다. 저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고 너무 닮고 싶었고 그 친구가 좋았습니다.(지금도 가끔 연락하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다가갔고 자연스럽게 그 친구의 친구들과도 친해졌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여중이어서 여자애들뿐이다 보니 그룹핑이 있었고 그룹 안에서도 그들만의 룰이 있었나 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남자아이들과 어울렸고 여자아이들의 감수성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 눈치에 둔감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성격이어서 제가 친해지고 싶어했던 그 친구에게는 저도 모르게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말을 많이 하고(저는 원래 과묵한 편입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아니고서는 먼저 말 걸 생각을 안 합니다) 좀 더 배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룹 룰에는 모두에게 공평한 관심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었나 봅니다. 그걸 못 지켜서 친구들 눈에 제가 거슬렸나 봅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혼자 있는 일이 많고 홀수로 급식을 먹게 되는 날마다 혼자 자리에 앉게 되고 가끔 말을 무시 당하는 등등 치졸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눈치가 심각하게 무뎠던 저는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혼자 있는 건 익숙한 일이었고 딱히 외로움을 타는 성격도 아니고 무시를 당해도 얘가 못 들었다고만 생각했지 고의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상하게 부딪히는 일이 좀 생긴다? 정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다 3학년이 됐는데 그 친구들 중 한명이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와 밥을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또 여자애들 사이에 룰이 있었나봅니다. 같이 다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되면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 물론 이건 비꼰 거고, 그 친구는 제가 밥 같이 먹자고 하면 싫은데 거절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미리 다른반에 배정된 친구들도 끌여들여서 다 같이 먹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 안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걸 몰랐던 저는 굳이 거절할 이유도, 명분도 없어 같이 먹게 되었습니다. 따돌림이 1년 더 연장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결국 저는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먼저 지쳐서 저에게 얘기하더군요. 밥 그만 같이 먹자고. 그들이 저를 싫어할 수 있고 제가 그들에게 상처를 줬을 수 있겠다는 건 인정이 되었지만 따돌림을 1년 더 연장시킨 그들이 너무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2년동안 저를 뒤에서 욕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고 치욕스럽더군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집에서 혼자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저는 아닌 사람은 미리 걸러내고 사귀는 처세술을 터득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싫으면 그냥 싫은 거고 함께 하지 않으면 된다. 거절과 이별은 나에게 득이 될 때가 많다. 인관관계는 노력하고 참을수록 더 독이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일요일이면 엄마를 따라 신천지 교회에 다녔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따로 모아서 신천지의 교리를 가르쳐주는데 약간은 저도 세뇌를 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학생 때도 교회를 가곤 했는데 어느 날 오빠가 신천지 교회를 그만두겠다고 한 날 엄마의 모습을 봐버렸습니다. 엄마가 다른 사람과 오빠 얘기를 하다가 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겁이 났습니다. 항상 화나있고 세보이던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이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엄마가 친할머니에게 신천지라는 이유로 구박받을 때마다 진심으로 속상해하며 울던 저는 아마 엄마를 많이 좋아하나 봅니다. 그렇게 저는 신천지를 그만둔다는 얘기 한마디 못 한 채 성인이 되었습니다. 정말 아니라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이제 성인이 되어 신천지를 그만두려고 하니 또 엄마가 눈에 밟힙니다. 엄마랑 같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생각에 또 그만두지 못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엄마는 신천지가 삶의 이유고 원동력인데, 이십년을 가까이 바친 곳인데 내가 어떻게 감히 엄마를 빼내올 수 있을까... 오히려 엄마가 더 불행해지는 건 아닐까... 원래 저의 고민은 엄마랑 같이 신천지를 어떻게 나올 수 있을지, 아니면 저만 일단 나와야할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엄마가 저와 관계를 끊어내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름의 목표가 생긴 저는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소위 말하는 명문대 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습니다. 원래부터 잘 싸우시긴 했는데 (신천지 문제로) 이혼까지 갈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각자의 삶을 살았고 싸울때면 성격이 급하고 강압적이고 감정적인 엄마에게 성격이 비교적 유순했던 아빠가 항상 져주곤 했습니다.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등 여러가지 일이 있긴 했지만...)그러다 엄마가 갑자기 아빠를 끊어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시기에는 그렇다할 사건이 없었습니다. 물론 마음속에 쌓인 것이 터진 걸 수도 있지만 저는 엄마가 바람피는 남자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에게도, 오빠에게도, 저에게도 용돈을 퍼주던 아저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빠는 전혀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고 저는 의심하고 있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엄마 아빠 둘 사이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오빠, 저 셋이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엄마가 오빠와 저를 끊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학번이었던 저는 어쩌다보니 엄마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이지만 원래도 엄마와는 대화를 간간히 했고 밖을 잘 나가지 않는 저는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엄마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려면 원래의 강압적이고 복종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동등한 관계를 형성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저는 엄마를 제 인간관계에서 제외시키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말도 시키고 엄마 말도 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저의 소신을 조금씩 드러냈습니다. 그러니까 빠르게 가까워졌고 엄마도 저와의 티키타카가 나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저와 오빠는 대화를 잘 하지 않습니다. 과묵하고 이성적인 것이 서로의 성향을 잘 알아서 굳이 대화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래는 정말 필요한 얘기만 했는데 가끔 흥미로운 토론 주제가 나오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엄마와 오빠는 사이가 안 좋습니다. 저는 엄마의 감정적인 부분과 오빠의 이성적인 부분을 모두 이해하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를 잘 못 하고 대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사이에 끼어서 제가 잘 중제를 할 수도 있었는데 저는 말로 하는 표현을 정말 못 합니다.(항상 엄마가 지적하는 부분인데 엄마는 신천지에서 전도를 하다보니 말을 잘 하십니다) 그리고 제 소신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오빠의 의견에만 동의를 표해준 적이 꽤 있습니다. 셋이 사는데 제가 오빠의 말에 동의해주고 의견을 함께하면 엄마는 홀로 왕따를 당하는 행세가 된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빠의 말에 동의를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엄마에게 지지해주는 말을 해줄수도 있었는데 그런 세심함이 저는 부족한가봅니다. 오빠도, 저도 나름 명문대를 다니고 엄마는 사회적으로 무시받는 신천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일종의 열등감? 외로움? 그런 감정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오늘 사건이 터졌는데 엄마가 외출하고 오자마자 저는 엄마와 대화하려 했고 뺨을 맞았습니다. 왜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저도 엄마의 팔을 때려주며 폭력쓰지 말라고 했고 엄마도 미안했는지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 뒤에 제가 배달음식을 시켰는데 뭐가 빠져서 와서 음식점에 전화를 했습니다 결국 돈으로 환불받기로 하고 ***번호를 불러주는데 제 말이 전달이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또박또박 발음하며 말하고 있는데 엄마가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 똑바로 말하라는 둥 저에게 상처가 되게 말을 하셨습니다.(원래도 말투가 세고 이런 식으로 말해서 움찔했던 적이 자주 있었습니다 이날은 유독 심하게 말하셨네요) 저는 ***번호 불러주는 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길래 저렇게 말할까 하는 생각이 들며 순간적으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오빠가 나와서 대신 엄마에게 욕을 해주었습니다. 오빠는 엄마의 말과 행동에 어릴 때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왔고 그 말들은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기 때문에 순간 저를 대신해 욱했던 것 같습니다. 오빠가 엄마가 앉아있던 의자 다리를 차니 엄마도 욱해서 싸움이 번졌습니다. 이런저런 말싸움을 많이 하다가 저는 상처를 받고 울며 방으로 들어갔고 오빠와 엄마는 어른이 욕을 한다고 똑같이 욕해주는 게 맞냐 그르냐로 싸웠습니다. 저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길래 저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욕으로 다른 사람이 상처받았다면 다 잘못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다 엄마는 강압적으로 엄마말에 복종하지 못하면 집에서 나가라는 식으로 얘기했고 아빠집으로 가버리라고 했습니다. 저는 엄마가 너무 강압적이다 이러면 안 된다고 얘기했지만 엄마는 자기가 강압적인 거 맞다고 그러니까 나가라고 합니다. 저는 결국 회의를 느꼈습니다. 엄마와 나는 지속이 불가능한 관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엄마와 저의 관계를 동등하게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제가 경솔했던 것 같고 중학교때 생긴 그 신념이 자꾸 떠오릅니다. 인관관계는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결국 엄마는 소리지르고 욕해도 알겠다고 하며 살건지 아예 연을 끊을 건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오빠는 알겠다고 하며 살겠다는 선택을 했고 저는 선택을 보류했습니다. 그냥 복종하겠다하고 살다보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엄마와 연을 끊어야 할까요? 신천지 문제도 있고 연을 끊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엄마와 연을 끊으려하니 솔직히 마음이 아픕니다. 취직하고 집을 구할 때까지 기숙사에서 홀로 지낼수 있을까, 아빠가 날 받아줄까 등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도 있구요 제가 원하는 일과도 점점 멀어질 것 같습니다... 이 어긋난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엄마는 충동적으로 한 말일까요? 진심일까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답해혼란스러워불안해무서워슬퍼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