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되는 일이 없네요..
늘 미뤄만 뒀던 정신과에 가는 것을 오늘에서야 마음 먹고 나갔는데 두 곳 다 예약이 차있었고 빨라야 한달 뒤, 늦으면 내년에야 가능하다고 하네요. 어쩔 수 없는 거 맛있는 거라도 먹자 싶어서 국밥 집을 찾아서 갔는데 오픈 시간이 아니었고, 다시 걸어서 오픈시간인 다른 곳에 찾아갔더니 준비가 안 됐다고 하네요.. 결국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버스 기다리다가 무인매장 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더 사먹고 집에 왔네요.
저는 대학생이고 지금은 기숙사 생활중인데 우울증이 심한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이번 학기 끝나고 휴학을 고민중인데(자퇴하고 싶지만 부모님은 휴학을 권하셔요) 당장 코앞의 과제조차 할 힘이 없고 무기력합니다. 저는 게을러요. F받기가 너무 싫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거 상관없이 다 포기하고 싶어요. 어차피 휴학하고 자퇴할건데 뭐가 중요한가 싶어서요.
정신과 예약이 가득 차 있을줄 몰랐어요.. 세상에 힘든 사람이 많구나 싶었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과제 하기 싫어요.. 자꾸 눈물이 나요.. 나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두달가량 남았어요. 학기가 끝날 때까지. 저 그때까지 대학 생활 계속 잘 할 수 있을까요. 과제.. 못내서 F받는 거 아닐까요. 학교 안 가서 F받는 거 아닐까요.
당장이라도 집에 너무 가고 싶어요. 기숙사는 집이랑 멀어서 본가에 잘 안 가요. 돈도 부담되고 시간도 부담 돼서요.
이따금씩 기차타고 집에 가서 근처 다리에서 몸을 던져 빠져 죽는 상상을 해요.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근데 지금은 못해요. 근데 쉬고 싶어요. 저 다 그만두고싶어요. 가족이랑 그냥 편하게 쉬고 싶고 마냥 즐겁게 살고 싶어요.
졸업까지 몇년 더 남았어요. 행복한 순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제가 우울해 죽을 거 같아요. 저는 죽는 상상을 그만두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편하게 죽고 싶어요.
어떡하죠..과제 해야 하는데.. 안 할 거 같아요. 어떡해요 저. 이렇게 사는 게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