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힘든 상황을 불평없이 묵묵히 잘 헤쳐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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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을 불평없이 묵묵히 잘 헤쳐가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 나는 사소한 일 몇개로 울고싶어하고 죽고싶어한다. 내가 너무 나약한 것 같고, 사실 그게 맞다. 툭하면 '죽어야지'. 툭하면 '죽으면 되지'. 내 모든 생각의 종점이 늘 죽음으로 이어진다. 난 너무 약해빠졌고, 그런 내가 살아가기에 세상은 내게 너무 무섭다.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가슴을 때려도 답답한건 나아지지 않는다. 모든건 비로소 내가 죽어야 해결될 것 같다.
스트레스무서워우울걱정돼두통괴로워불안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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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esis
· 3년 전
힘든 상황은 그저 힘든 상황일 뿐,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덜 힘들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남이 보기에 당신의 상황은 사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남의 입장이고 당신을 모르는 타인의 생각일 뿐입니다. 저는 당신이 되어보지 않으면 당신이 느끼고 있는 공포와 두려움, 답답함과 불안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정도 공감하고 이해할 뿐이죠. 그 말은, 즉,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당신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라는 말입니다. 애써 남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버텨내는지, 참아내고 나아가는지 당신과 비교하며 바라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에게는 당신의 상황과 아픔이 있듯, 그들에게는 그들의 상황과 아픔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은 나약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 이렇게 살아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당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은 아름답지 않고, 우리는 모두 그걸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죠. 더 나은 삶, 더 좋은 세상을 꿈 꾸며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죽지 않은 것 만으로도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있고, 당신은 태어났기 때문에 존재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당신이 살*** 않는다면, 당신의 세상은 그 어떤 가치도, 이유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그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살아내라고, 당신의 세상의 존재 가치와 이유를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습니다. 이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너무 투상적인 말들만 한 것 같아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 합니다. 저도 한 때는 제 죽음이 모든 문제들의 해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거대한 세상에 존재하는 오류같았고, 그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제가 죽어야만 한다고 믿었습니다. 생각의 종점은 죽음이라는 당신의 말을 그저 지나치지 못하고 주저리 말을 늘어 놓게 된 이유도 결국, 불과 몇년 전의 제 모습의 일부를 당신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고, 간사한 것이, 저는 말 끝마다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지독히도 살고 싶었습니다. 제대로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삶을 갈망했습니다. 어느날, 술에 취해 제 목을 제가 졸랐을 때, 거대한 망치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듯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죽고 싶은 이유는 살고 싶기 때문이구나. 미치게, 살고 싶구나. 그래서 생각을 달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류고 나발이고, 어차피 이 거대한 세상에 나란 존재는 너무 작고 아무것도 아니기에, 나 하나 죽는다고 달라질 것 하나 없다. 차라리 살자. 제대로 살아보자. 더러운 세상 후회없이 살아내자. 운명에 순응은 ***. 죽을 운명, 살 운명, 그딴 건 개나 줘버리자. 매일 저 자신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매일, 저 자신에게 읽어줬습니다.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 ‘나는 태어났기 때문에 존재할 가치가 있다.’ ‘살자. 반드시 살아서, 내 존재를 증명하자.’ 저는 지금, 이렇게 제 삶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저 쎈 물살이었습니다. 버티고 보니 그저 강한 바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살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어난 이래, 제 존재를 고민하기 시작했던 그 순간 이후, 처음으로 태어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어난 것에 대한 후회를 그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이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당신의 밤이, 내일이, 삶이,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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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Nemesis 허공에 외치는 하소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진심을 다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감사하네요.. 좋은 말씀, 정성스러운 말씀 거듭 감사하다고 전하고싶습니다.. 사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친구들의 진심 어린 위로를 듣는게 저의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아서.. 친구의 진심에 미안해져서 어느 순간부터 모든 걸 숨겼어요. 그런데 완벽한 타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제가 나약하지 않고 살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또 다르게 와닿는 것 같아요.. 부디 저도 나중에 지금 이 시간을 쎈 물살이었던 것으로, 그리고 그걸 버텨낸 나는 강했었다는 것으로 생각할 날이 오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당신이 나눈 따뜻함만큼 당신의 삶이 아름답길 진심으로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