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어떻게 컨트롤 해요?
자꾸 과거 일이 떠오르고 화가 나요. 일기도 매일 쓰면서 제가 왜 화가 난 건지 이유도 잘 알겠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생각해두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 화가 나요.
화가 날 만하다는 이유도 알고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서의 대처법도 알겠다고 해도 화가 날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화가 난 이유는 저와 더 친해지려는 사람들(연인으로든 동료로든)/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선 긋기가 쉽지 않아서였습니다. 제 딴엔 선 그었는데 남들이 못 알아들어서 피곤했고 결국 더는 못 참겠어서 손절했고요.
선 긋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있긴 합니다. 선 긋고 나서 내가 나중에 결과가 안 좋으면 비웃을까뵈/고소해할까봐 그런 것 같아요.
똑같은 사람이어도 제가 상대방에게 평가에 부합핮 않는 요구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전과 달리 거절이 담백하지 않고, 이런 약간의 갈등도 잘 못 견디는 관계 강박적 성향이 있습니다. 선을 거의 이분법적으로 긋기 때문인 것 같아요. 별로인 사람과 괜찮은 사람. 이게 표면적인 스펙과도 무관하고 사람 성향 문제여서 결국 안 맞는 사람이에요. 허세 있는 사람, 저를 의식하면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거고요. 이런 사람이 저한테 제안을 할 때 그 사람 나름으로는 선의인데 제가 불편한 거여서 더 피곤합니다. 쌓이다보면 “주제 파악 못 하네”하면서 사람 자체가 싫어지고요. 그런데 선을 부족했든 아니든 일단 그었으니 나한테 더 집중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요. 선 그었고 남의 기대를 꺾었으니 내가 더 제대로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선은 더 명확하게 그어야 했고, 표면적인 제안에는 표면적으로 거절하면 된다는 걸 이제는 알겠는데 여전히 화가 나서 문제예요. 요즘 건조해서 코가 막히는 것도 있지만 화 때문에 숨 쉬기가 약간 아주 약간 불편합니다. 너무 화나서 운동하기도 하고(특히 오전에 운동하면 좀 나아서 운동하기도 하고요), 제 공부 하기도 하는데 여하간 집중 안 하는 틈마다 화가 나니까 친구든 누구든 만나기도 싫고, 집에만 있어요. 사람이 다 부담스러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