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어요.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고, 스스로가 너무 실망스러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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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어요.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고, 스스로가 너무 실망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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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긴 글이긴 하지만 가독성을 높여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꼭 한번씩 읽어봐주세요. 저는 현재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전교 1등을 유지하는 중이고 친구 관계도 매우 좋은 편이에요. 저에게는 작년부터 심한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몇개월 전쯤에는 제가 생각해도 정말 심할 정도였어요. 공황 증상 또한 몇 번 발현했었습니다. 학업과 인간관계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하지만 그 모든 스트레스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제 삶에 대해 큰 욕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서, 많은 사람에게 가진 것을 나누며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었어요. 또, 저 스스로 딱히 잘난 면은 없어도 노력 하나만큼은 남들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믿었고,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잘 해낼 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욕심이 커지다보니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와 압박이 점점 커져갔고, 사람과의 소통, 일상의 변화 등에서 삶의 활기를 얻던 저는 코로나로 인해 친구들과의 만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일 만큼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우울증이 생긴 거였어요. 매일 매일이 무기력하고 우울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행복이 뭔지 새삼 깨닫게 되었고, 화려한 삶을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마음의 짐도 많이 내려놓았고요. 하지만 5월 무렵, 현재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온 날부터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공부에서 멀어져갔습니다. 열정과 욕심이 최대치를 찍었을 때부터 그동안 마음은 우울한 채로 너무 앞만 보고 달렸던 건지, 도저히 책과 펜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방학 때 겨우 마음을 다잡고 하려고 노력해봤지만 그것도 그때 뿐, 아직까지도 예전의 템포를 되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어요.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 실패를 몇 번 경험하게 되었어요. 사실은 살면서 딱히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느낄 정도의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의외의 이유로 술술 풀렸던 경우가 더 많았어요. 그랬던 제가 몇 개월 전부터 인간 관계, 다이어트, 시험 등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순탄하던 친구 관계에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생겼고, 저는 사람에 살고 사람에 죽는 성격이라 이게 제 마음을 꽤나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또, 큰맘 먹고 시작한 다이어트는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겹쳐져 폭식증이라는 무서운 부메랑이 되어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들과의 관계도 최악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저에게 주는 사랑을 알기에, 그리고 가족들과 영원히 함께일 순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가족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어요. 제가 참더라도 가족들은 한번이라도 더 웃게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제 욕심은 부작용을 가져왔습니다. 집에 있어도 전혀 편안하지 않고, 가벼운 얘기를 할 때에도 가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일분 일초 긴장한 채로 지냈습니다. 부모님이 제 마음을 몰라주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끝도 없이 우울해졌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과 죄책감만 들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니, 가족들과의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았고, 웃음과 말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말을 좋아하던 제가 가족들에게는 간단한 의사 전달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조금 긴 이야기라도 할 때에는 횡설수설하기 일쑤였고, 말끝을 흐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유도 말해주지 않은 채 달라진 제 모습에 가족들도 조금씩 짜증이 나는 것 같았고, 저는 얼마 전 엄마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저는 그저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듣고 따뜻한 위로보다는 그 속에서조차 가르침을 주려고 하는 엄마의 모습에 정말 지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고사를 준비했고, 당연히 시험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남들 눈에 어떨지 몰라도 저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점수였어요. 잘 풀리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자존감과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제 삶에 대해, 인간 관계에 대해 걱정과 불안감, 두려움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지금까지도 저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폭식증이 생겼고, 원래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던 저인데, 무슨 생각이든지 현실에 관련된 것이라면 깊게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정신을 집중하기가 어려워졌고,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현재도 마음이 아주 난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아니나다를까, 고등학교 진학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제 공부량은 최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원하는 만큼의 성취를 이루지 못할 것 같아 너무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인지, 얼마 전부터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교길에 함께 오던 친구와 헤어지고 혼자 걷는 그 잠깐의 시간동안 외로움을 견딜 수가 없어서 다른 학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도착할 때까지 통화를 합니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틈만 나면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으려고 하고, 누군가와 연락을 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과의 대화에 모든 신경을 쏟아붓습니다. 대화가 중간에 끊기거나, 채팅의 속도가 느려져도 저는 계속 그 창에 머물며 새로고침을 합니다. 마땅히 연락할 사람이 없으면 카카오톡 프로필을 쭈욱 확인하거나 페이스북 현재 활동 중인 친구들의 이름을 쭉 확인합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요. 어떤 사람이 다가오고, 어떤 사람이 멀어지는지, 누군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가장 신경쓰고 두려워합니다. 정말 좋은 친구들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옆에 아무도 없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자꾸 제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저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게 되고, 엉망이 된 제 모습에 친구들이 절 질려하진 않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보잘것 없는 사람임에도 절 좋아해주는 몇몇이 존재하는 이유는 밝고 건강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왜인지 매 순간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과연 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 삶에 대한 욕심은 너무 큰데, 제가 그런 삶을 살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저에겐 주변 사람의 진심어린 위로와 응원이, 지지가 절실해요. 누군가 온 마음을 다해 저를 믿어주고 응원한다면 다시 열심히 살 힘이 생길 것 같습니다.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길 것 같아요. 들을 수 없다는 거 압니다. 제가 모든 걸 털어놓아야 겨우 힘내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죠. 그 사람들에겐 그게 최선일 테고요. 원래 글을 신중하게 쓰는 편인데 마음을 털어놓는 목적의 글이다보니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고민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가 이 문제로 정말 힘들어하고 있고, 저에게만큼은 절대 가벼운 일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괴로워스트레스받아힘들다외로워무서워공허해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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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저도 그런데ㅠㅠ 그리고 저도 중3이예요ㅠㅠ 저랑 아픔이 비슷한일들이 많으셨네요ㅠ 저도욕심이 많았고 저도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냈는데ㅠㅠ 글을 보니까 전교1등이셨음이 느껴져요 제가 지금 일이 있어서 글을 길게는 못 남기지만ㅠㅠ 글을 보고 완전 저랑 비슷하셔서 마음이 아파 글을 남겨요. 혹시 저도 비슷한 중3이라서 더 제말에 마음이 아프실 수도 있는데 FonoF님 같이 힘내요! 저도 이렇게되버린것처럼 꼭 FonoF님 잘못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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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물론 제말이 이미 좌절에 많이 체념해보신 FonoF님께는 전혀 현실성없다고 느껴지실수도 있고 많이아프시고아프셨기에ㅠㅠ 제말이 도움이안되실수도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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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우리 가끔 힘들때마다 마인드카페와서 힘들었던 일들 얘기해보면서 나자신을위해포기할것같더라도 일단은 더는 아프지 않기위해 최선은 해보아요ㅠㅠ 근데 또 안될것같으면 마인드까페와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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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oF (글쓴이)
· 3년 전
@shine0619 감사합니다... 공감하고 위로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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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그리고자기전 두손으로 어깨를 감싸안아주면서 자기자신을 사랑해줍시다! 아님 힘들때 저는 광고는 아니고 정말 많은도움을받아서요! 감정일기(하루콩또는감사모아어플로) 그리고 https://youtu.be/_DClKudgeD4 이미 들어보셨을수도 있는데 일단울고싶을땐 혼자 있을때 이렇게 울어보아요! 제발 저를 봐서라도 포기하지말아줘요! 우리같은 중3이잖아요! 각자가 꼭 사회의 눈에 띄는 별은 아니더라도 반짝이는 별이될 수 있도록 비슷한 아픔을 겪고 지금도 아픈 만큼 힘은 못내더라도 포기하지는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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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우리같이 힘내서 나중에 사회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반짝이는별이라도 되어서요! FonoF님 오늘 포근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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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0619
· 3년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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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oF (글쓴이)
· 3년 전
@!b1c42d4ba680f55cbf8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몇번이고 읽고 새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