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 아마도 나는 언젠가 마흔이 넘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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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랑하는 아버지. 아마도 나는 언젠가 마흔이 넘으면 서울이 아닌 어느 곳에 작은 내 집이 있고. 빨래를 널어 말릴 마당이나. 그게 아니면 작은 서재가 있고. 아이는 하나 아니면 둘. 운이 좋으면 내 이름의 책. 전혀 안 팔리는 책이어도 좋으니 그런 책이 서점 구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그런 사람이 돼있을 거라고 그게 실패하지 않는 삶이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전부 다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그중에 하나 아니면 두 개쯤 손에 쥐고서 다른 가지지 못한 것들을 부러워하는 그런 인생. 그게 내 마흔 즈음에 모습이라고 그게 아니면 안 된다고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무엇이 이토록 두려운 걸까요. 아버지. 어쩌면 나는 아버지한테 언젠가 이 말을 하게 되는 일이. 사는 내내 가장 두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 나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무것도 되지 못한 그 긴 시간 동안 내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아니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사실 저도 무슨 일이 저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 그냥 누군가 들으면 고작 그런 것 때문에 죽겠다 그러냐고 화를 내거나 비웃을 수도 있는데 그런 작고 흔한 일들이 저에게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대단한 이유가 아니라서. 죄송해요........ ​ '나를 구하지 못해서. 나를 지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인간실격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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