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했던 시간과 그리워한 시간이 이제 같아졌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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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함께했던 시간과 그리워한 시간이 이제 같아졌어. 엄마, 많이 보고싶다. 처음 1년은 하교 후 엄마가 입었던 셔츠를 꺼내 얼굴을 묻으며 지냈던것같아. 병원침대에 누워있는 엄마의 부쩍 희미해져가는 몸내음이 이별을 준비하라는 뜻일줄은 그때는 정말 짐작도 하지 못 했어. 그렇게 얻어맞은듯한 이별후에 잊어버린듯한 몸내음을 서랍속 옷가지에서 찾아내 혼자서 끅끅 토해냈던거야. 그다음 1년은 그마저도 희미해져가는 옷가지의 냄새를 더이상 간직할수 없음에, 눈을 감으면 째깍거리는 시계소리와 숨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같은 집안에서 엄마라는 환상의 등대를 좇았어. 1년, 1년, 또 1년, 1년... 12년. 왜 그런 병에 걸렸는지 왜 나를 두고 떠났는지 원망하고 미워하려했지만 꿈속에서 찾아온 행복했던 기억에 반사적으로 올라간 입꼬리만큼 무거운 눈물을 한바탕 쏟아내고 이제는 잊었다 없어도 나 잘살고있다 되뇌고 씩씩한 흉내를 냈지만 혼자 만들어본 밥이, 라면이, 미역국이, 병어조림이 잊을수 없는 맛을 기억하게 했어 횡단보도를 건널 땐 항상 눈에 차가 보이지않아야 발을 떼라는 가르침이 떠올랐어 피곤해서 누울 땐 양치는 무슨일이 있어도 빼먹지 말자는 약속이 떠올랐어 어두운 천장을 바라볼 땐 잠이 들 때까지 꼬옥 잡고 자던 부드러운 손이 떠올랐어 누군가가 미울 땐 오히려 그가 미운만큼 미소를 보여주라는 격려가 떠올랐어 졸업을 할땐 입버릇 처럼 말하던 아들 장가가는 것만은 보고싶다는 말이 떠올랐어 엄마, 나는 웃으며 보내주기엔 너무나 짧게 사랑했고 깔끔히 잊기에는 너무나 길게 함께했고 그저 미워하기엔 너무나 좋아했어 많이 보고싶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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