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잘못들이 떠올라서 몇 개월 째 현재에 집중을 못하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중학교|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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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잘못들이 떠올라서 몇 개월 째 현재에 집중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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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인터넷에서 누가 이런 잘못을 했다, 죄를 지었다, 하는 기사, 그리고 비판하는 댓글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무결하고 잘못이 없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 잘못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어요… 그 잘못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정말 용서받을 수 없고 큰 죄라는 생각이 들었고 점점 더 제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제 스스로 너무 싫고 혐오스럽고 벌을 받게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 잘못 중에서도 가장 말하기 힘들고 죄스러운 건, 제가 고양이를 죽게 만든 일입니다. 중학교 2학년 여름 장마철이었는데 엄마가 일하시는 가게 뒷편에 털은 말라있지만 정말 작은 새끼고양이들이 네 마리 정도 있었어요. 사실 그때도 저는 아주 어린 고양이들은 너무 연약해서 만지면 안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만지면 어미한테 버림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까만색 턱시도 같은 털을 가진 고양이 한 마리를 너무 안아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 다녀오고 나서 손도 씻지 않은 채로 고양이를 만지고 안아들고 다시 상자 안에 넣어주고 그렇게 며칠을 보냈어요 속으로 어미가 데리고 가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가 키우면 좋겠다, 하는 너무 이기적이고 무서운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제가 너무 무섭고 죄책감이 들어요… 며칠 지나면서 어미 고양이가 한 마리 두 마리 물어서 데려갔는데 제가 만진 한 마리와 또 다른 한 마리만 이틀? 사흘이 넘게 계속 데리고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만진 한 마리는 계속 잠만 자고 움직임이 덜한 것 같았어요… 너무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마침 그다음날부터 비가 심하게 내린다고 해서 부모님한테 집에 데려와야 한다고 했는데, 허락을 받지 못해서 담요를 깔아주고 그대로 두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가 보니 두 마리 다 그대로 있었어요 제가 만진 고양이는 힘 없이 계속 누워만 있었고 제 잘못인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엄마랑 상의하고나서 계속 데려가지 않는 고양이 중 그래도 움직이는 고양이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급하게 아는 학교 친구에게 보내줬어요 그리고 아픈 친구는 저희 집으로 뒤늦게나마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병원에 데려가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그것도 허락을 받지 못했고 겨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만 할 수 있었고 늦게나마 고양이 분유만 살 수 있었어요 그걸 먹였는데 조금씩 먹으면서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다 얼마 안 되어서 토해내고 죽고 말았어요 그리고 몸에 구더기 같은 게 기어다니고 있는 게 보였어요… 제가 책임지지도 못할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고양이가 죽게 된 거겠죠… 제가 나쁜 마음을 먹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서 너무 괴로워요 이 기억이 너무 생생하고, 제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고양이를 만졌던 것조차 너무 확실한 기억이라서 너무 괴로워요… 제 잘못이라는 걸 너무 잘 알아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겠고 저 스스로 이런 행동을 해놓고도 멀쩡히 살아가도 되냐고 자꾸 질문하게 됩니다 저는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잘못이지만 바로잡을 수 없고 용서를 구할 수도 없어요 너무 죄스럽고 힘들고 저 스스로가 이렇게 나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이 너무 힘들고, 고양이가 살아갈 기회도 제가 빼앗았다는 사실에 너무 죄책감이 들고 미안합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괴로워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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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ascinateDD
· 3년 전
저는 모든 사람들이 과거의 실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고양이는 안타깝지만 작성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죄책감 가지지는 마세요. 고양이가 너무 안타깝고 슬프게 결국에는 죽었지만, 저는 작성자님이 그런일을 겪고나서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일을 통해서 내가 잘못한 것이였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마음이 중요한것 같아요. 모든사람은 과거의 트라우마 식으로 안좋은 경험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요. 작성자님도 마찬가지구요. 정리하면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그럴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대한 미안하고 애도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반성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충분해요. 이제 그런 생각은 멈추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주무세요.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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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FFascinateDD 만약에 좋아하는 친구, 가까운 사람이 저처럼 행동했다고 하면 너무 실망스럽고 정떨어지겠죠?… 제가 사랑받을 자격도 없는데 남들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 저를 알게 되면 다 돌아설 것 같아서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