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나쁜기억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생각나 문득문득 괴로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불안|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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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나쁜기억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생각나 문득문득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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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30대중반 여자입니다 재혼가정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 부모님사이가 많이 안 좋았습니다 두분은 이미 한 번씩 이혼을 했기에 두 번은 차마 못해 서로 죽일 듯 싫어했지만 치고박고 싸우면서도 이혼은 하지 않았어요 서로 다정한 말 같은걸 나누는 건 본적이 없고, 일상생활 대화도 늘 서로를 비난하며 싫어하는 모습만 보고 컸어요. 집안살림살이 깨부수며 몸싸움 하는 걸 20살 고등학교 졸업해서 출가할 때까지 봤고, 어린시절 엄마라는 사람은 우리를 버리고 심심찮게 집을 나갔습니다. 부부싸움으로 우리집에서 나는 우당탕탕 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기도 하고, 온 동네 사람들 모여들어 구경한 적도 있지만, 두 괴물은 창피하지도 않는지 그렇게도 싸워댔습니다. 초등학교 때 즈음에는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말리다가 아버지에 의해 나까지 나가떨어져 가구에 등 부딪친 기억도 있네요. 과거의 집에 대한 기억이라 함은 부모님이 치고박고 싸운 기억, 그걸 말리는 나, 바보같은 동생, 버림받을까 무서웠던 기억, 누구하나 죽을까 불안했던 기억.. 그게 거의 대부분입니다... 다 큰 지금 그나마 엄마한테 부모로서의 내리사랑 같은 감정이 있는지 궁금해 한 적이 있었는데, 엄마의 자식사랑은 그저 “자기 자식 안소중한 사람이 어디있노? 대체 그런걸 왜묻노?” 나는 사랑한다는 한마디가 한번쯤 듣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것 뿐인데.. 엄마도 표현을 못하는 무뚝뚝하고 무식한 시골사람이라 표현이 부족한 것뿐이지, 나도 다른 일반적인 가정의 자녀와 별반 다를바 없는 사람일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곤 했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취업한 저는 회사 기숙사에서 살았어요 동기들은 타지생활이 외롭다며 일주일내내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징징대고 금요일만되면 부리나케 본가로 갔습니다. 저는 회사와 집이 같은 지역이었음에도 집에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집에 안가고 주말내내 혼자 기숙사에 있으면 월요일날 동기들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너는 집도 가까운데 왜 안갔어? 주말내내 여기 있었던거야? 가족들 안보고 싶어?" 라고 물었어요. 음 가도 별로 반겨주지도 않고 좋아해주지도 않는데.. 가고 싶은 느낌도 별로 안드는데. 오히려 기숙사는 혼자 있으니까 불안한 일도 없고 좋았지만, 쟤는 집에 문제있나 왜 안가지 그런 의심 받기싫어 주말마다 집에 가보았습니다. 우리집의 분위기는 늘 불안공포의 공기가 가득했어요. 아무 일이 없어도 늘 심장이 두근댔습니다. 20대 후반까지는 주말조차 편하게 쉴수도 없었고, 하루하루 너무 마음이 불안정하고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전 시집갈 자금을 다 모으자 마자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 이 사람들이 내 가족이라는 사실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내 가족이라고 부를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로 바꾸고 싶었어요. 결혼한 남자는 저와 달리 사랑이 넘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참 다정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이제 내 가족이라 지칭할 사람들이 남편과 아이들로 바뀌니 전 당당해졌고,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가정을 꾸려보니 참 행복했습니다.   저는 겉으로 보기에는 주어진 환경에 비해 나쁘지 않는 인생코스를 밟아온 것 같았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 전 평범한 사람이고, 현재는 좋은 배우자, 좋은 엄마입니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게 치고박고 싸우는 부모님, 소리지르는 다혈질의 아버지를 보고 커서인지 가끔씩 화가 나면 분노조절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한번 흥분하기 시작하면 진정이 잘 안되고 모든 걸 깨부수고 끝장을 보고만 싶은 폭력성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아빠를 유적적으로 환경적으로 닮고, 무의식적으로도 배운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잘 참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강도가 점점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가 않는것 같아요. 화가나는 순간 자꾸만 나오려고 고개를 들고, 내가 너무 싫어했던 다혈질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나를 느낄때마다 제가 괴물같이 느껴집니다. 내 가족들에게 부끄럽고 이런 내모습이 너무싫어 자괴감이 들어 괴롭습니다. 무관심하고 무식하고 무능한 엄마 폭력적이고 싸이코 같은 아빠 그런 가정에서 자란 것 치고 비교적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 내가 이룬 내 가정만 내 기억에 남아있으면 좋겠는데,, 어른이 될수록 선명해지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 가장 큰 문제는 드문드문 표출되는 나의 폭력성에 놀라 충격받는 남편과 어린시절의 나와 똑같은 충격을 받고 있을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좋지 않은 유전자과 가정환경을 가진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나쁜 유전자와 환경을 대물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저는 그 누구에게도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지금 죽는 건 남아있는 사람들(남편과 아이들) 괴로울 것 같아 못하겠고. 내가 괴로워했던 그 과거를 내 자식에게 되풀이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괴롭습니다 내 아이도 지금 내 모습을 보고 배울거라 생각하면 지금당장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내 아이 낳느라 키우기까지 힘들었는데..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가끔씩 나오는 분노조절장애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크면 엄마의 미친 모습을 기억하겠죠. 나와 내 아버지와의 관계처럼 이 아이와 내가 원수지간이 된다면 너무 괴로울것같습니다. 고치고 싶어도 가끔씩 나오는 이 폭력성 어떻게 해야 고칠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어린시절의 나쁜 기억들을 잊을 수 있을까요? 다음 생에는 좋은부모, 화목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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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0128
· 2년 전
저도 그런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그리고 마찮가지로 나한테서 폭력성이 드러나면 어쩌지 라고 고민도 했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다짐하고 지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변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