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바쁜 하루였다. 큰 폭을 가지고, 참 바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수면|별거|정신과]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sidsidrmfl
·3년 전
감정이 바쁜 하루였다. 큰 폭을 가지고, 참 바쁘게도 오르내렸다. 감정 기록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보여지는 행동도 지금은 꽤 괜찮나보다. 아침엔 일어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일어난게 억울했다. 오늘 하루를 보내는 법을, 시간 보내는 법을 모르겠기에 눈떠짐이 부담스러웠다. 오래오래 자고 싶었는데, 한번 떠진 눈은 다시 감기지 않았고 또다시 침울해졌다. 계속 울었다. 배고픔도 잊고 울었다. 이유라도 있고 싶었다. 이유를 알고 해결을 하면 울지 않을 수 있을텐데, 이유도 모르니 그냥 내가 이유인가 싶었다. 잠들어 있을 땐 울지 않아도 되는데.. 오래 자는 법이 뭘까. 술과 수면유도제를 먹고 연탄을 피우면 편하게 오래 잘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차라리 행복하지 않을까 싶었다. 뭐라도 붙잡고 싶어 그토록 망설였던 정신과에 가볼까.. 도와달라 해볼까 싶었다. 전화는 부담스럽고.. 카톡으로 조심스레 문의했지만 당일 예약은 꽉차있더라. 예상은 했지만, 마음 먹어도 가기가 쉽지 않다. 세상엔 마음에 상처가 난 사람들이 역시나 많구나 싶었다. 오후엔 반가운 사람들에게 연락이 꽤 왔다. 잘 지내냐는 물음에도 덜컥 숨이 막혀 대답을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잘지낸다고 흔한 안부 인사에 걸맞는 흔한 대답을 하면 될 것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는 대답이 나에겐 최선이었나보다. 못지낸다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징징대고 싶지 않았다. 모두 다 힘들게 살아내고 있는데.. 흔한 안부인사를 덥석 물어 좋지도 않은 내 상태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내 상태를 납득시킬만한 이유도 없잖아. 이유가 없이는 이해시키기 힘든 세상이니까. 저녁엔 친구를 만났다. 3일 전부터 만나서 할 얘깃거리를 생각했다. 요새 내 근황은 일, 우울말고는 없어서.. 할 얘기가 있을까 걱정했고, 또 너는 왜 사냐고, 뭐때문에 살고 있냐고 우울한 물음을 던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싶나보다. 친구는 날 만나면 좋은 에너지를 얻어 갔으면 싶었다. 막상 만나니 어릴때 얘기로 시간을 꽉 채울 수 있었고, 우울하지 않았고 정말 오랜만에 웃었다. 어릴땐 참 별거 아닌거에도 잘 웃고 행복했구나 싶었다. 희미했던 행복의 기억이 조금은 실루엣처럼 보이는 것도 같았다. 아, 그땐 참 행복했네.. 오늘 밤은 울지 않는다. 괴로운 생각들이 나를 뒤엎고 있지도 않고, 오랜만에 마음이 편하다. 이 또한 이유가 없다. 아니다, 친구랑 떠들고 와서 그런가..? 나의 우울이 나로 인한 것인지, 환경 때문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편안할 때는 결국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것도 같다. 하루에도 몇번씩 찾아오는 끔찍한 감정들을 내일 또 마주할까 무섭지만, 괜찮을거야. 이 또한 지나갈 시기일거야. 괜찮아. 내일의 나야 화이팅. 잘 자.
우울슬퍼무기력해우울해자고싶다외로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20211001dotory
· 3년 전
생각보다 행복이란게 가까이 있네요. 굳이 멀리 안나가도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을 찾았네요 .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