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밝은 지인들이 미워져요
ganadaabc·3년 전
사람은 근본적으로 착하고 노력하면 못 할 일이 없고 자신이 모르는 일들 정말 절망적인 것들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사람들이 미워져요. 근데 사실은 열등감인걸 알아요. 속으로 계속 생각하게 돼요. 너희는 좋은 부모나 만나고 사랑이 당연한줄 알면서 편하게 살잖아, 니들이 구구단도 외기 전에 멍투성이가 돼서 엄마 바짓가랑이 붙들고 살려달라고 빌던 나랑 같아? 난 언제나 생존을 찾았는데 니들은 배불러서 꿈을 찾잖아,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 때문에 자살한걸 본 적있어? 그러니 니들이 순진하고 멍청하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되는게 있단걸 난 아주 어릴적 부터 알았어 그것도 모르면서 당당하게 모르는 티를 내는게 멍청해보여 등등 전부 부러워서인걸 알아요. 그 사람들이라고 힘든일을 겪어본 적 없을리가 없잖아요. 사랑받는 법을 노력하는 법을 알기때문에 그 아이들은 이겨낼걸 알아요. 하지만 난 몰라요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사랑 받는법도 옳게 하는 법도 모르고 난 더이상 노력할 기력조차 없어요. 저렇게 또래보다 사회경험이 많다고 온갖 어른스러운 척은 다하지만 사실 어린 시절에서 가장 못 벗어난건 저예요. 자해도 공황장애도 불면증도 벗어날 힘이 없어요. 게을러서 꿈은 커녕 몸을 일으켜 씻거나 물 마시는 것 조차 버겁고 귀찮아요. 이제는 내가 느끼는 모든 감각, 생각, 기분, 내 주변을 감싸는 공기조차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나요. 진절머리 난다는 것 이상의 표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타인은 나를 구해줄 수 없다지만 나조차도 날 구할수가 없는걸요.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돈도 시간도 없어요. 더이상 날 구하고싶지 않아요. 이미 이런 우울과 평생을 살았어요. 솔직히 이제는 이 우울이 없어졌을 때의 상황도 두려워요. 금전적 문제로 펼쳐보지도 못 했지만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이 우울에서 비롯된 것이면? 내가 더이상 할 수있는 것이 있을까요. 내 주변에는 정말 말 그대로 아무도 없어요. 노력하고싶지 않아요. 성공보다 또다시 보상받지 못하는 노력이 버려지는 것이 훨씬 두려워요. 왜 모두가 솔직하게 나에게 한심하다 말하지 않을까요. 모든 것이 핑계고 혹은 망상이고 난 혼자 영화찍느라고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싶어 나를 몰아넣는 것일까봐 무서워요. 그렇게 엄마를 닮았을까봐. 노력해봐 힘내 같은 위로에 오히려 분노하는 제가 너무 못났어요. 저도 저렇게 미칠듯한 두려움 없이 희망을 가지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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