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언니 사이에서 너무 힘들어요 이젠 포기하게 되요
21년 전 초등학교 6학년때 우리 가족이라면 정말 하늘에 별도 따 오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언니 저 이렇게 살았어요. 학창시절 힘들지만 부족함 없게 키우시려고 노력하시는 엄마를 보면 죄송한 마음에 좀더 일찍 철이 들었던것 같아요. 친구관계나 학업 등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내가 여기서 삶을 포기하면 남겨질 엄마와 언니가 걱정되서 그냥 '아 그냥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만 가끔씩 했어요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고요. 세상에 엄마와 언니가 전부인 저는 엄마와 언니를 생각하면서 그래도 내가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잡고 살고 있어요. 그러다 4년전 언니가 임신을 했다고 엄마와 저에게 말한 날 정말 우리집은 무너졌어요. '아빠가 없어서 딸이 저래' 라는 말을 듣게 하기 싫어서 정말 온 힘을 다해 키우신 엄마에게는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였죠.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부모중 한명만 돌아가셨거나 안계신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우리나라잖아요. 또 첫째딸이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결혼하고 살아가는게 엄마의 가장 큰 꿈이였을수도 있는데 언니는 엄마의 꿈을 그렇게 져버리고 자신이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것도 몰라요. 저도 그당시 직장생활로 너무 힘이 들어서 쉬고 싶었는데 그 일로 다시 일을 하게 되었고 새로 간 직장에서 너무 힘이 들어서 언니를 보고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족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게 아니잖아요. 조카가 태어나면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예전처럼 (겉으로) 서로 이해하고 챙기는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갔지만 엄마와 언니 , 저 셋다 속으로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실망감이 조금씩 쌓이고 있었나봐요. 그러던 중 이번 추석에 일이 터졌어요. 연휴보다 더 길게 쉬고 다시 돌아가던 언니네 입에서 펜션에서 놀다가듯 "잘 쉬고 갑니다" 라고 한 한마디에 그동안 쌓였던 엄마의 감정을 건드리게 되었어요. 언니네가 가고나서 계속 분을 삭히지 못하던 엄마는 다음날 문자와 전화로 감정을 폭발하셨죠. 아이아빠라는 사람은 버릇없이 문자로 "죄송합니다" 하고 언니라는 사람은 "엄마가 먼저" 라고 말을 시작해서 엄마의 감정을 더 건드렸죠. 엄마는 본인의 감정을 터트리고 계속 욕하시고 저보고는 너는 이 일에서 손 떼라고 하시고 엄마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고 진짜 연락을 안하는 언니는 참 밝은 목소리로 "왜" 하고 전화를 받는데 화가 치밀어올라요. 가족간에도 서로를 위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요. 지금 이 마음으로는 진짜 언니랑도 연을 끊고 보고싶지 않아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언니 욕을 하는 엄마와도 더이상의 말도 감정도 나누고싶지 않아요. 지금 마음으로는 정말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어떻게 하면 자살이 아니게 죽을수있을까' , ' 그냥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 '내가 이 세상에 없으면 다 끝이겠지' 하는 생각에 어떤 일을 해도 의욕이 없어요. 정말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