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인 가족에게 점점 무감해져도 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성추행|가부장|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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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가족에게 점점 무감해져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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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 유일한 딸이자 둘째로 나름 치열하게 자라왔습니다. 어릴때 집에서 별명이 '여성가족부'ㅋㅋ..로 불릴정도로 제 유년시절은 가부장적인 집안 전체분위기와, 그에 맞서는 저와의 대립으로 가득했어요. 어머니와 저만 설거지를 하고, 아빠,오빠,동생은 목욕탕을 갔다온다고 하면 저혼자 불공평하다 따졌고 남자가족들은 "저 여성가족부 또 시작이다"라고 조롱하는 식이었죠. 성인이된 지금도 그 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뉴스에서 성범죄 피해여성들 얘기가 나오자 여느때처럼 그 여자들도 잘못이라며 비난하셨어요. 그순간 더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1년전, 회사에서 상급자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한참을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고백했습니다. 나도 비슷한 피해를 당한적이 있고, 당시 가해자는 회사를 잘렸으나 주변의 2차가해로 너무 힘들었다. 그러니 저 여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제발 2차가해하지 말아달라구요. 순간 멈칫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빙글빙글 웃으시더니 제 팔을 살짝치고 이러셨어요. "야, 근데 이런것도 성추행이냐?"라구요.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눈물이났고, 딸의 일임에도 여성을 소위 '꽃뱀'취급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음에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다른건몰라도, 가족이 당한일에는 절대 참지않고 나서는분이라 이런반응은 전혀 상상도 못했고 더욱 서운했습니다. 당시 며칠을 소원하게 지내다가 제가 또 먼저 다가갔고 다시 아무일도 없단듯 잘지냈습니다. 저희집에서는 항상 이런식으로 일이 무마되곤 했기에, 다른방법은 알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이번 추석, 몇년만에 가족이 다 모였습니다.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아버지가 본인 친구 얘기를 하셨는데, 그 친구가 말하길 요샌 여성동료들에게 잘못걸릴까봐 다같이 점심먹으러 가자 하기도 눈치보인다구요. 그렇게 요즘 여성들이 이상하다며 또 전과 똑같은 꽃뱀논리를 펼치더라구요. 순간 정말 화가나서 쏘아붙이고 자리를 뛰쳐나와 바다앞에서 3시간정도를 울면서 온갖 나쁜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시간, 제 성추행 사실을 처음 안 남동생이 제 대신 아버지에게 사과하라며 따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덕인지 다음날 아버지가 그사람 얘기가 니얘기는 아니니 연관을 짓고 말하진 않았으나, 상처받았다면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사실 아버지에게 평생동안 사과를 들은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용서를 하긴 했으나, 이상하게도 제 마음이 더이상 전처럼 아무일도 없단듯 돌*** 않습니다. 필요한 말 이외엔 아버지와 말을 섞지도, 같이 뭔가를 하기도 싫습니다. 그냥 신경은 쓰이지만 무감하다고 할까요. 생각해보니 본인이 돌을 던진것도 모르는 사람 옆에서 바보처럼 혼자 짱돌맞는 개구리가 되느니, 차라리 아예 그 돌의 사정거리 안으로 가지 않는게 상책일듯 싶어 더욱 거리를 두기도 합니다. 부모님도 저에게 요새 왜그러냐고 묻지 않으시고, 그냥 이렇게 서서히 멀어지는게 답인가 싶으면서도 그래도 가족인데 이건 아닌거같기도 합니다. 이런적은 처음이라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멀어지는게 정말 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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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nim
· 3년 전
제 생각에는 그대로 멀어지는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의 연을 멀리하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나 자신이 상처받는 관계일 때는 그 관계에서 아예 떨어져버리는 것도 괜찮더라구요..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가는대로 하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