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그다지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닙니다.
다수의 사람과 두루뭉실하게 어울리기 보다도 소수의 사람과 마음 터놓고 얘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고요.
사실 저에게는 사람을 대할 때 거리를 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막상 마음을 열게 되고 거리가 좁혀지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주게 되어 어떤 이에게는 이용가치가 충분한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본심이 숨어있는지라 주변 사람들을 부단히 챙기고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전혀 티는 내지 않지만요. 마치 우렁각시처럼. 사랑을 주는 것은 쉽지만 온전히 받는 것은 제게 있어 너무 어려운 일일 뿐입니다. 누군가 제게 잘해줘도 저 사람은 내게 진심일까? 그냥 예의만 차리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미워하지는 못하고 아끼고 위하는 마음을 아주 깊은 심연에 가둔채 늘 그랬듯 무뚝뚝한 일상을 살아낼 따름이라죠.아무래도 어려서 친구한테 크게 배신당했던 일이 깊은 상흔으로 남아 이제까지 이어졌나봅니다. :( 누구에게도 마음을 온전히 줄 수 없습니다. 온전히 받을 수도 없고요. 사랑한다 했지만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들이 제게 베푸는 친절을 시험해왔습니다. 이제는 절 배신한 친구의 잘못보다도 그저 저 자신의 나약함이 더 밉고 싫어질 지경이랄까요... :( 마음 속 상처를 깊이 감춘 채 아무렇지 않은 척 포커페이스로 살아가는 것도 이제는 완전히 지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