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든데, 무엇이 저를 힘들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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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든데, 무엇이 저를 힘들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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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녕하세요. 평소에 저는 굉장히 냉소적입니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보거나 맛있다고 소문난 것을 먹어도 그냥 아 멋있네, 대단하네 하는 것이 끝입니다. 큰 감동이라는 것을 느낀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이렇게 생각하게 한 데에는 가족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아주 사랑받고 자란 아이이고, 집도 잘산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랜기간 술집 여자로 보이는 사람과 외도를 했고 그것을 제일 먼저 저에게 들켰습니다. 제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는 모르지만요. 아이러니하게도 , 저희 아버지는 겉으로 말하는 것은 굉장히 올곧은 사람이고 스스로가 정의롭다고 자부하십니다. 그리고 가족밖에 모르고, 자식들만 바라보고 일이 힘들어도 다 참고 버틴다며 자주 강조하셔요. 겉과 속이 다른 모습에 저는 많이 혼란스러웠고, 지금은 아버지가 무엇을 해도 신뢰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신다는 말 조차도, 믿을 수 없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굉장히 예민하시고, 가부장적이며 저희 어머니를 알게 모르게 무시하십니다. 어머니는 평생을 은근한 무시와 이유없는 짜증 속에서 살아오셨고, 그것을 참으시면서 성격이 많이 변하셨습니다. 제가 분석하기로는 자존감이 굉장히 낮으시고 방어적이게 되신 것 같아요. 스스로가 아주 잘났다고 으스레를 떨며 정말 귀가 아프게 자기자랑을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새는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는 멍청하고 한심한 엄마라며 하루 종일 우울하게 앉아계십니다. 집에 갈 때 마다 저도 덩달아 지쳐서 말을 한 마디도 하고싶지 않아져요. 저희 언니는 아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 하는데,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든 성격을 모두 감내하고 그 사이에서 중재를 하느라 꽤 오랜기간 고생을 했습니다. 이제는 언니도 진절머리가 나서, 저에게 " 그냥 돈 주는 사람, 너 뒷바라지 해주는 사람. 그정도로만 생각해, 화목한 가정을 바라지 마" 라고 말할 만큼 현실적이고 냉소적이게 되었습니다. 저역시, 더이상 우리는 화목함을 바라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한 상태에요. 그렇지만 함께 있을 때 진심은 아니더라도 웃고 행복한 척 하니까, 쇼윈도 가족이라고 해야할까요. 저의 깊은 진심 안에는 아빠를 향한 원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우울하다고, 이렇게 말하면 죄송스럽지만 징징대는 것 처럼 느껴지는 엄마를 향한 죄책감과 답답함이 있어요. 집에 가면 우울감과 좌절감이 저를 압도하고, 한 평생 저를 위해 사랑과 관심, 돈과 시간을 들인 부모님께 이정도 생각 밖에 하지 않는 못된 딸이라는 죄책감이 저를 힘들게합니다. 동시에, 이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함께 들어서 많이 지칩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화목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건성으로 듣다가 뭔가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겉으로는 다 이해하는 척, 진심으로 위로하는 척 하다가 속으로는 알게모르게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런 못된 생각 때문에 자책을 하기도 해요. 가족의 문제는 무조건 부딪혀봐야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희 가족은 부딪힐 지점도 애매하고, 부딪힌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제 스스로가 수많은 리스크를 감당하며 이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고싶다는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이제는 제가 가족을 사랑하는지도 조금 헷갈립니다. 혼란스러운 감정과 생각들이 뒤섞여있는데, 일상에서는 가족과 떨어져 살다보니 크게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일상이 지루하고, 우울하다고 느낍니다. 무엇을 해도 감동이 없고, 재미가 없어요. 당장 내일 갑자기 내가 어떻게 된다고 해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을 것만 같아요. 그럼에도 무언가 욕심을 내서 시도하고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저를 보면 조금 우습기도 합니다. 제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우울한게 아니라, '나 힘든 것좀 알아줘' 하면서 우울한 척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저의 예민한 선천적인 성격이 이렇게 저를 힘들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굉장히 예민합니다. 작은 소음이나 냄새부터 시작해 불평, 저를 향한 아주 작은 비난도 견딜 수 없이 짜증이나고 울컥해요. 이런 성격이기에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배려할 수 있었긴 합니다. 무엇이 화나는 행동이고 상황인지 잘 아니까요.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은 배려받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친구의 고민이나 조언은 잘 들어주지만, 제 고민은 아주 작은 것도 거짓으로 포장하여 이야기했어요. 남들에게 보여졌으면 하는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돈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예민한 성격 때문에 혼자 있을 안락한 공간이 너무나 필요한데, 부모님은 그것을 지원해주실 생각이 없으세요. 그렇다고 제 능력으로 월세방을 구하기에는 일정한 수익이 없는 학생이라 어렵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자취방을 잘만 구해주시고 이제 하나 둘 독립해가는 나이가 되었는데, 우리집만 여자는 자취가 안된다는 보수적이고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 뒤에 숨어서, 돈을 아끼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합니다. 정말 너무나 원했던 자취방, 독립이었는데 왜 필요하다고 하는지, 왜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를 듣지도 않은 채 절대 안된다고 반복하여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크게 정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살자니 부모님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나오고 싶어요.. 저의 우울감의 시작은 이 주거 문제에서 시작된 의견 차이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글을 적으면서도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글에 대한 답변이 또 알고 있던 비슷한류의 위로이면, 풀리지 않는 이 답답함은 어찌하지 하는 걱정도 드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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