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지탱해주던 사랑도, 나락까지 같이 가주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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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오랫동안 지탱해주던 사랑도, 나락까지 같이 가주겠다던 친구도 사라졌다. 깨진 유리와 같은 나는 그 사랑을 아프게 할 테니 스스로 돌아서 버렸고, 깨져버린 나와 바스라진 친구가 함께 있어봐야 서로에게 좋을 일은 없을테니 그렇게 보냈다. 공수래 공수거라던데 그러면 생의 도중에는 뭔가를 잡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그런데도 아무것도 쥐고 있지 못한 나는 이상한 사람인가. 우습게도 다 놓아버리니 아무렇지도 않다. 그동안 날 지독하게 괴롭혀온 모든 것들이 다 소음같아 번거로울 뿐. 이젠 잠들지 못하는 밤에 혼자 울음을 삼키는 일도 없다.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완벽하고 한없이 행복해보여서 그게 너무 다행처럼 느껴지다가도 이내 다시 상처가 된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아져서 괜찮다. 내가 듣는 환청은 왜 문 두드리는 소리일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반가운 사람이면 좋겠지만 문을 열면 아무도 없을 것이란 현실은 또 다시 상처로 도돌이표. 나는 불안과 공포에 휩쓸리다가도 혼자 신이 나 웃으며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세상을 다 잃은 듯 황폐한 얼굴을 하고 아무 감정 없이 앉아있는 나는 정말 어딘가 망가진 게 아닐까. 원인을 찾을 마음도 누군가를 탓할 마음도 없다. 스스로 무한히 자책하며 스러져 가던 나도 없다. 왜냐하면 이제 더 이상 탓하고 불태울 내가 없으니까. 당연히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더는 무엇도 할 수 없으므로. 나는 살아지는 것, 눈 뜨고 맞이하였다가 눈 감고 보내는 하루만으로도 벅차니까. 이제 보고 싶은 사람도,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무엇도 없다. 그냥 텅 빈 공허만이 존재한다는 게 역설적이면서도 모순이라 또 웃음이 나온다. 오늘도 막연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에 대해서. 예전에는 울어줄 친구가 있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그게 참 민폐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한다. 머지 않은 곳에 끝이 보인다. 하나씩 차분하게 정리하는 중이다. 내 눈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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