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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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여러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내가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상사가 퇴사했다. 많이 힘들었지만 받아들였다. 그렇게 한 몇 개월은 평온하게 일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초창기 멤버 중 두명이 연이어 퇴사했다. 이번에는 충격이 엄청나게 컸다. 그 충격을 겨우 수습하고, 다시 몇 달을 평화롭게 왁자지껄 일했다. 그때 또 한명이 퇴사했다. 초창기 멤버 중 한분이었다. 갑작스러운 퇴사로 모두가 크게 멘붕했다. 그래도 프로젝트는 성공해서, 나 포함 몇 명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업무로 배치되었다. 이건 퇴사도 아니고 당연한 절차였기에 나는 저분들이 무사히 일을 마치고 철수한 게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나와 같이 현장에 남아 있던 분들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퇴사했다. 일전에 무사히 철수했던 다른 멤버도 이제는 없다. 퇴사일 직전에 말만 달랑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뒤따라 또 한명이 퇴사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과 퇴사로 헤어졌다. 퇴사한 이들과는 전부 연락이 끊어졌다. 그들의 업무 지식과 책임 , 경험과 역할은 전부 내가 떠안았다. 한때는 미칠 것 같았다. 사람이 이렇게도 미치는구나 싶었다. 지금은 좀 적응해서 업무 부하는 없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이제는 누구한테 정을 붙이기가 무섭다. 모두가 떠났는데 난 뭐하는 거지? 이직이 워낙 잦은 업계라 이렇게 헤어지고 만나는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 보니 아니었다. 나도 만약 퇴사하게 된다면 남은 사람에게 이런 아픔과 부담을 남기게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좋다. 내가 이루고 실수하고 다시 수습하는 모든게 좋다. 그거 하나로 버틴다. 슬프다. 모두가 왁자지껄했던 시간이 그립다. 다들 일도 너무 잘하고 너무너무 즐겁고 화목한 팀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일에 매달린다. 내가 사랑했던, 정 붙였던 좋은 사람들이 다 같이 울고 웃고 밤 새가며 만들어나갔던 잔재가 내 업무들에 남아 있다. 거기서나마 위로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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